칠칠단의 비밀 - 방정환의 탐정동화

‘어린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어린이날’을 만든 방정환(1899∼1931). 그는 자신이 만든 잡지 ‘어린이’를 통해 수많은 동화, 동요를 지어냈다.

탐정동화 ‘칠칠단의 비밀’은 그가 쓴 작품 중에 가장 널리 알려졌다. 1926, 1927년 ‘어린이’에 연재될 당시 많은 어린이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납치당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인공이 일본인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1927년 3월 잡지 ‘어린이’에 실린 ‘칠칠단의 비밀’. 한국방정환재단 제공

방정환은 용기 있는 어린이의 모험을 다룬 동화를 주로 썼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당시 어린이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용감하게 극복하는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너하고 안 놀아 - 어린이 정서·놀이 고스란히

어린이문학가인 현덕(1909∼?)이 쓴 ‘너하고 안 놀아’는 1938∼1940년 신문에 연재된 짧은 동화 모음집이다. 주인공 노마가 영이, 똘똘이, 기동이와 놀면서 벌어지는 일을 한 편 한 편 그려 ‘노마연작동화’라고도 한다.

많은 어린이문학평론가와 동화작가는 이 작품을 195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동화 중 최고로 꼽는다. 어린이들의 정서를 담은 동화가 거의 없던 일제강점기에 이 작품은 어린이들의 놀이와 상상을 실감나게 담았기 때문. 기차놀이, 담벼락 오르고 뛰어내리기 등을 하며 재미있게 노는 노마와 친구들의 모습은 지금의 어린이들도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강아지똥 - 최초로 100만 부 넘게 팔린 그림책

동화작가 권정생(1937∼2007)이 쓴 그림책 ‘강아지똥’. 1996년 4월 첫 출간된 이 작품은 2011년 우리 창작그림책으로는 최초로 100만 부 넘게 팔렸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강아지똥이 봄비를 맞고 땅속으로 스며들어 민들레꽃을 피우는 거름이 된다는 내용.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는 교훈으로 어린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준다.

마당을 나온 암탉 -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동화

동화작가 황선미(52·여)가 지은 ‘마당을 나온 암탉’. 자유를 찾아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의 모험을 담은 이 작품은 2000년대 출간된 우리나라 창작동화 중 대표적인 밀리언셀러(100만 이상 팔린 물건)다.

2000년 출간된 이 동화는 2011년 5월 100만 부가 넘게 팔렸고, 같은 해 7월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개봉돼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다 관객(약 220만 명)을 기록했다.

ⓒ황선미 글·김환영 그림 ‘마당을 나온 암탉’ , 사계절

현재 이 동화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해외 27개국에 판권(저작물을 이용, 판매하는데 나오는 이익을 차지할 수 있는 권리)을 수출했으며 폴란드에선 2012년 ‘올해의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됐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도움말=어린이문학평론가 원종찬 교수(인하대 한국어문학과), 어린이도서연구회,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김진승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