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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History]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 토기 역사이야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3-24 23: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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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히힝” 주인 태우고 하늘나라로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 토기. 주인 토기(왼쪽)와 하인 토기 한 쌍으로 이뤄진다. 문화재청 제공

 

일제시대인 1924년 조선총독부(일제시대 때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일본의 통치기관) 소속 고고학자인 우에하라 스이지는 경북 경주시 노동동에서 반쯤 남은 한 고분(옛 무덤)을 조사합니다.

 

‘금령총’이라 불리는 이 고분에는 금관, 귀걸이, 금제 허리띠와 같은 장신구, 나무로 된 큰 칼, 각종 토기(흙으로 빚은 그릇) 등이 발굴되었지요. 발굴된 유물을 통해 학자들은 금령총을 지금으로부터 약 1만5000년 전인 6세기 초의 신라시대 무덤이라고 결론지었어요.

 

금령총에서 발굴된 유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말을 타는 사람의 모습을 본 따 만든 토기인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입니다. 이 토기는 무엇에 쓰는 물건이며,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아봅시다.

 

길 안내하는 하인

 

국보 제91호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는 ‘말을 탄 사람 모양의 토기’라는 뜻으로 쉽게 풀어서 ‘기마인물형 토기’라고 부릅니다. 기마인물형 토기가 나온 금령총은 ‘돌무지덧널무덤’이에요.

 

돌무지덧널무덤은 땅에 구덩이를 파고 관을 넣은 뒤, 나무판자로 겉에 방을 만들고 돌을 쌓은 뒤 흙을 둥글게 쌓아 올리는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양식이지요.

 

금령총의 관 동쪽에는 무덤에 묻히는 사람을 위한 물건을 한 데 모아 놓은 상자가 있었습니다. 기마인물형 토기는 이 상자에서 발견되었지요.

 

기마인물형 토기는 한 쌍의 토기입니다. 하나는 하인이고 하나는 주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요. 주인 토기는 커다란 고깔모자를 썼고, 말과 옷의 장식이 화려합니다.

 

이에 비해 하인 토기는 머리에 모자가 없이 상투만 틀고 있으며 말과 옷에 장식이 거의 없습니다. 또 하인은 손에 방울을 들고 있습니다. 발굴될 당시에 하인 토기가 주인 토기 앞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주인이 길을 갈 때 하인이 앞에서 방울을 흔들며 “길을 비키거라”라고 길을 터주는 모습이 상상되지요? 신라인들은 저승길을 안내하는 역할의 하인 토기를 무덤에 묻어 주인이 저승으로 무사히 잘 가기를 기원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말을 탄 사람 모습의 토기를 무덤에 묻었을까요? 말은 신라시대에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또 신라인들은 말을 세상을 떠난 이를 저승으로 잘 이끄는 동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라의 고분에서는 말 모양의 토우(흙으로 만든 동상), 말안장 같은 말 장신구 등 말과 관련된 유물이 여럿 발견되었지요.

 

어린 왕자의 무덤

 

기마인물형 토기는 언뜻 보면 조각상 같지만 속이 텅 비어있습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요? 말 등에는 깔때기같이 생긴 부분이 있고, 말 가슴 부분에는 대롱이 달려있지요.

 

기마인물형 토기는 바로 물을 따르는데 쓰는 주전자입니다. 구멍이 너무 작아 안쪽을 씻어내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이 주전자는 무덤의 주인을 위한 제사에만 쓰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금령총에는 어떤 사람이 묻혔을까요? 금관, 금 귀걸이, 금제 허리띠 같이 귀한 금으로 된 장식들이 여럿 발견된 것을 보면 ‘왕족’임을 알 수 있지요.

 

금령총에서 나온 장신구들은 다른 고분에서 나온 장신구들보다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몸집이 작은 사람이 묻혔음을 의미하지요. 즉, 기마형인물형 토기의 주인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왕자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도움말=국립중앙박물관 윤상덕 학예연구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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