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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안중근 뮤지컬의 하얼빈 공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2-13 04: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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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시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의 한 장면. 에이콤 인터내셔널 제공
북한과 중국의 국경 부근에는 여진족 말로 된 지역 이름이 존재한다. 여진족은 고려시대 때 금나라를 세워 만주지역을 지배했으나 몽골의 침략으로 금나라가 망하자 여러 부족으로 나뉘었다.

 

함경북도에 있는 탄전(석탄이 묻혀있는 땅)인 ‘아오지탄전’의 ‘아오지’는 여진족 말로 ‘불타는 돌’이라는 뜻이다. 중국 ‘하얼빈’은 여진족 말로 ‘명예’를 일컫는다. 과거 이 지역이 여진족의 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얼빈은 19세기 말 러시아가 동청(東淸)철도를 건설하면서 이곳에 역을 만든 뒤 오랫동안 러시아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있었다. 우리나라의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러시아와 회담하러 온 일본의 정치가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쏴 숨지게 만들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당시 일본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식민지배하는 데 앞장섰으며 대한제국(1897∼1910년 우리나라의 이름)에 을사늑약을 강요한 인물. 을사늑약이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 대한제국과 강제로 맺은 조약이다. 그 직후 체포된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어로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를 외쳤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이 최근 하얼빈에서 공연됐다. 그의 의거(義擧·정의를 위해 개인, 집단이 의로운 일을 함) 현장에서 올린 첫 무대다. 안중근 의사는 끝까지 의연하고 당당했다. 그는 일본에 체포된 다음 이토 히로부미가 저지른 잘못 15가지를 조리 있게 말했다. 쑨원, 위안스카이 등 당시 중국 지도자들은 안중근 의사의 용기와 올곧은 자세를 높이 찬양했다.

 

2009년 우리나라의 연극·뮤지컬연출가 윤호진 씨는 중국에 진출할 생각을 하며 뮤지컬 ‘영웅’을 만들었다. 6년 전 ‘이 작품을 하얼빈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제안했을 때 하얼빈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과 사이가 나빠질까 봐 걱정했던 것. 하지만 최근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한 나라의 역사를 다룬 예술작품은 해외에 진출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 작품의 내용을 깊이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뻗어 나가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뮤지컬 ‘영웅’이 유럽, 미국에서도 뜨거운 박수를 받는 작품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동아일보 2월 10일자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칼럼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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