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란 루게릭병(근육이 굳는 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올해 여름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모금활동. 참가자들은 자신의 머리 위로 양동이 가득 담긴 얼음물을 쏟아 부으면서 그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다.

 

참가자가 다음 참가자 3명을 지목하면 지목당한 사람들은 24시간 안에 ‘얼음물 샤워’ 동영상을 올려야 한다. 동영상을 올리지 못한 이들은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해 100달러(약 10만 원)를 기부하는 것이 원칙. 요즘은 ‘얼음물 샤워’를 하면서 기부도 하는 것이 대세다.

 

‘신나는 기부’를 가능하게 만든 아이스버킷 챌린지. 한국에서는 개그맨 유재석 김준호, 가수 비 지드래곤, 배우 김우빈 등 연예인부터 스포츠계, 정치계 인사들까지 각계각층으로 참가자가 퍼지고 있다.

 

그럼 왜 하필 ‘얼음물 샤워’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걸까? 바로 ‘차가운 물을 맞으며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겪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아픔을 이해하자’라는 뜻이 담긴 것.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놀이하듯 즐기면서 의미도 있는 기부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축구로 소아암 물리치자

 

‘빅워크’ 앱의 화면. 빅워크 제공

‘슛포러브(shoot for love)’는 축구와 기부를 결합한 모금운동. 전국 곳곳에 예고 없이 설치되는 축구골대에 시민들이 골을 넣으면 후원사가 1골당 5000원씩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소아암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생기는 암. 매년 어린이 1000여 명이 백혈병과 같은 소아암 진단을 받는다. 어른의 암보다 치료기간이 길어 환자가족들에게는 치료비가 큰 부담이다.

 

슛포러브는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이 소원’이라는 어린이들을 응원한다는 의미. 골대 앞에는 무시무시한 마스크를 쓴 골키퍼가 서 있는데, 이는 소아암을 상징한다. 골을 넣으면서 어린이들에게 ‘소아암을 무찌르고 건강해지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25일 기준으로 1897골이 그물망을 갈랐다. 시민들과 함께 코미디언 이국주와 샘 해밍턴, 가수 비스트와 B1A4와 빅스 등 많은 연예인이 참여하고 있다.

 

운동하며 기부액 쌓자

 

걸으면서 쉽게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인 ‘빅워크’(안드로이드·iOS 기반 앱)는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이 앱을 내려받고 걸으면 위성항법장치(GPS)가 사용자의 걷는 거리를 측정해 10m당 1원씩 포인트를 적립한다. 사용자가 걸을 때마다 금액이 쌓이면 후원사가 어린이들의 의족(인공으로 만든 발)을 만드는데 쓰도록 이 금액만큼의 돈을 기부한다. 어린이들은 빠른 속도로 몸이 자라므로 자랄 때마다 의족도 교체를 해줘야 해서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 기부는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

 

2012년에 만들어진 이 앱으로 모인 기부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8억4000만 원. 어린이 43명이 치료비를 지원받았다. 빅워크에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걸으면서 걷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돕고 응원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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