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실습 중인 공과대학 학생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
한국의 4년제 공과대학 졸업생은 매년 6만9000여 명에 이른다. 인구 1만 명당 공대 졸업생 수는 10.9명으로 미국(3.3명) 독일(5.5명) 영국(4.4명) 같은 선진국보다도 훨씬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4년제 대학 196곳 가운데 156곳에 공대가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공대 졸업생들을 뽑아도 실제 업무에 투입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들에게 ‘업무 기초’부터 다시 교육하는 데 들어가는 돈과 시간의 낭비는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공대의 교육, 연구, 평가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학생들은 좋은 학점을 얻거나 취업을 준비하기 쉬운 과목을 선호하게 됐고, 따라서 전공 지식이 취약해졌다.
공대의 전공 학점 가운데 전공필수(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전공 과목) 비율은 미국 스탠퍼드대가 81.5%, 위스콘신대가 72.1%인 반면 한국 공대의 평균은 47.3%에 불과하다. 같은 이공계라도 공대는 자연대보다 산업 현장을 아는 ‘실전형 인재’가 더 중요한데 실용적 연구는 ㉡찬밥 신세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10일 공대의 현장 지향성과 산학(산업과 학문) 협력을 강화한 ‘공과대학 혁신방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기업의 유능한 인력이나 연구원은 논문 건수에 얽매이지 않고 공대 교수로 임용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공대 교육에서 전공과목 비중을 높이고 현장 실습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큰 방향은 옳다고 본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범(汎·모두 아우르는)정부 차원의 강력한 개혁의지와 실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전형 공대’로 탈바꿈시키는 개혁은 이번에도 공염불(실천이 따르지 않는 말을 비유적으로 이름)이 될 것이다.
동아일보 4월 11일자 사설
정리=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 사설 읽고 생각하기 ▼
1. 우리나라 공과대학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인구 1만 명당 공대 졸업생 수가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선진국보다도 많다.
②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자유롭다.
③ 학생들의 전공 지식이 풍부하다.
2. 기업인들이 ㉠처럼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설 속에서 찾아 써보세요.
3. ‘㉡찬밥’은 중요하지 않은 하찮은 인물이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찬밥’을 넣어서 짧은 글을 만들어 보세요.
※정답 1. ③ 2.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이 부족해 기초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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