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임성훈

문학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사실주의에 이어 19세기 말부터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자연주의가 등장합니다. 자연주의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지요. 인간의 심리도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본 것이지요.

자연주의 작품들은 대부분 어둡고 인생의 슬픈 면을 조명하지요. 프랑스의 작가 에밀 졸라는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합니다. 에밀 졸라는 ‘선술집’, ‘제르미날’과 같이 가난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쓸 때는 파리의 가난한 노동자 마을에서 몇 년 동안이나 생활을 하기도 했지요.

영국에서는 소설가 토머스 하디가 자연주의를 대표합니다. ‘귀향’ ‘테스’ 등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강인한 의지와 그것을 무참하게 짓밟는 운명 아래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잘 보여주지요. 대부분 비극을 다룬 그의 작품들은 평론가들로부터 “고대 그리스의 비극이나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랍니다.

정서나 감정을 ‘암시’로 표현

자연주의 이후에는 상징주의가 등장합니다. 상징주의는 사실주의나 자연주의와 같이 솔직하게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요. 그래서 인간의 정서나 감정을 암시적으로 표현합니다. 상징주의가 ‘시’ 분야에서 시작된 이유이지요.

시로 인간의 내면과 순간적인 감각을 묘사하다보니, 기존의 형식이나 사상에서 벗어나 비판을 받은 작품이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의 ‘악의 꽃’은 나쁜 작품이라고 재판까지 받았지요. 아일랜드의 소설가인 제임스 조이스는 ‘더블린의 사람들’, ‘율리시스’ 등의 작품을 냈지요. 하지만 그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하여 37년 간 해외에서 살게 됐지요.

인간의 주체성 강조하는 ‘실존주의’

상징주의에 이어 실존주의가 나타나지요. 실존주의는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합니다. 인간의 이성, 주체성을 긍정하다보니 자연히 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되지요. 신으로부터 벗어난 독립된 존재로서의 인간을 강조한 대표적인 철학가는 바로 샤르트르입니다.

철학은 실존주의 문학에도 영향을 줍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트 카뮈는 샤르트르처럼 무신론을 믿었지요. 카뮈는 작품을 통해 인간이란 우주에 홀로 있으며, 자신의 가치기준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모습을 묘사했지요. 특히 그의 첫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현재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합니다. 욕망에 충실한 뫼르소에게서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 열어라

20세기가 되면서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은 더욱 복잡해졌지요. 경쟁이 심해 쉼 없이 일해야 했어요. 사람들은 겉으로 말은 안하지만 외로웠고,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웠어요. 종교에서도 평화를 찾지 못했지요.

이런 심리는 문학에서도 그대로도 나타났어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아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데 힘을 쏟는 작품이 나오며, 그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었어요. 여러분에겐 다소 낯선 표현주의, 다다이즘, 구성주의 등이 이때 등장하지요.

결국 ‘진리란 없다’ 혹은 ‘진리는 하나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여는 포스터모더니즘 시대가 막을 올렸어요. 여러분이 이 시대에 살고 있지요.

노경실 작가 (저서 ‘사춘기 맞짱 뜨기’ ‘진흙 쿠키, 꿈과 희망을 구워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