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베 총리는 “고노 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검증을 중단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검증 작업은 고노 담화를 없던 일로 하는 것과 다름없다. 24일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와 다음 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한발 물러섰다는 인상이 짙다.
일본인들은 겉으로 하는 말인 다테마에(建前)와 속마음인 혼네(本音)가 달라 무엇이 진실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아베 역시 국제사회의 비판 때문에 말을 바꿨지만, 일본의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헌법을 고치거나 해석을 변경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바꾸진 않았을 것이다.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담화에는 “당시의 조선반도는 일본의 통치 아래서 강압(강제로 억누름)에 의하는 등 대체로 본인(위안부)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행해졌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 고노 담화는 “우리는 이런 역사의 사실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역사의 교훈으로 직시(진실을 똑바로 봄)해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한국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임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 3월 17일자 사설
정리=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 사설 읽고 생각하기 ▼
1. 다음은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에 대한 설명입니다. 각 명칭에 맞는 설명을 줄로 이어보세요.
2.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다테마에(겉으로 하는 말)와 혼네(속마음)는 무엇일까요? 사설에서 찾아 써보세요.
3. 일본에 사는 어린이에게 과거에 일본이 잘못했던 사실을 설명하는 글을 써봅시다.
※정답 1. ①-㉡, ②-㉠ 2. 다테마에: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 혼네: 일본의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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