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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깨진 유리창’의 유혹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9-01 2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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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깨진 유리창’의 유혹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인 슬럼의 한 골목에 자동차 두 대를 세워뒀다. 자동차 한 대는 보닛(자동차 엔진이 있는 앞부분의 덮개)만 열어 놓고, 다른 한 대는 보닛도 열고 유리창을 조금 깼다. 1주일 뒤 보닛만 열어 둔 차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이 깨진 차는 주요 부품이 누군가에 의해 도둑질을 당해 사라지고 낙서와 쓰레기로 인해 차를 아예 못 쓰게 됐다.

이 실험 결과는 ‘깨진 유리창 이론’의 바탕이 됐다. 도시 변두리에 유리창이 한 장 깨진 집이 있다. 이를 내버려 두면 행인들이 버려진 집으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까지 모조리 깨뜨린다는 것. 반대로 깨끗한 유리창에는 사람들이 돌을 던지지 않는다.

이 이론은 디자인을 통해 환경을 바꾸면 범죄 요인을 없앨 수 있다는 이론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른바 ‘범죄예방디자인(CPTED·셉테드)’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대표적인 달동네(산등성이 같은 높은 곳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인 마포구 염리동에 이를 시범 도입했다. 실제 범죄가 줄었는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주민들의 불안감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2012년 경찰서별 3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성폭행·강제추행) 발생 현황 자료’를 토대로 지역별 범죄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구 중구, 서울 중구·종로구, 광주 동구, 부산 중구 등 대도시의 옛 도심(도시 중심부)에서 범죄발생률이 높았다.

한때 가장 번화하고 활기에 넘쳤지만 지금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곳이다. 낙후된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게 특징이다. 범죄가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이런 지역의 깨진 유리창을 빨리 갈아 끼워야 할 것 같다.

 

동아일보 8월 26일자 김재영 사회부 기자 칼럼

정리=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상식UP

도심(都心·도시의 중심) 공동화(空洞化·텅 비게 됨) 현상: 도시 중심부에 사는 인구가 줄어들고 도시의 주변부에 사는 인구가 더 늘어나는 현상.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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