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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교실]철학과 민주주의는 한 배에서 나온 형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8-26 22: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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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교실]철학과 민주주의는 한 배에서 나온 형제!

철학은 세상 모든 만물의 근원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며, 학문의 아버지라는 명예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철학이 유독 고대 그리스에서 깊고 넓게 발전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뛰어난 지리적 조건과 민주주의 정치 체계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고대 그리스의 지리적 조건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이집트에서는 종교와 기하학을, 바빌로니아에서는 천문학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그 당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왕 중심으로 정치가 이뤄졌지만, 고대 그리스는 다양한 의견이 존중받는 민주주의 정치를 이뤘기 때문이랍니다. 고대 그리스는 기원전 800년경부터 도시(폴리스)가 건설되었는데 이 도시들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사상과 학문, 상품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진 것이지요.

 

생각해보아요. 한 두 명의 친구하고만 친하게 지내고, 책도 단 한 분야의 책만 읽는 어린이가 있어요. 또 이와 반대로 여러 친구들과 두루 잘 지내고, 과학 문학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체험학습도 많이 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두 어린이 중 누가 더 폭넓은 생각을 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을까요? 답은 간단하지요?

 

사람이 모이는 소통의 광장 ‘아고라’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이 탄생하고 발전하게 된 세 번째 이유는 ‘발달된 대화문화’입니다. 고대 그리스에는 도시마다 ‘아고라’(agora·‘시장에 나오다’ ‘사다’라는 뜻을 가진 ‘아고라조(Agorazo)’에서 나온 말)라는 시장 겸 광장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이곳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시민모임과 회의와 재판, 상업, 만남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지요. 그래서 아고라는 시장의 기능을 넘어 ‘사람이 모이는 곳’ 또는 ‘사람들의 모임’을 뜻하는 상징어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잘 쓰는 표현으로 말하자면 ‘소통의 광장’인 셈이지요.

 

고대 그리스에 있던 아크로폴리스(acropolis·폴리스에 있는 높은 언덕)는 주로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였고, 아고라는 일상적인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민 생활의 중심지였습니다. 사람들은 날마다 아고라에서 모여 학문과 사상, 문화, 예술에 대한 토론을 벌였지요. 나중에는 아고라에서 재판도 했답니다.

 

‘이성’을 미덕으로 여긴 그리스인

 

철학은 이처럼 다양한 만남과 많은 대화, 여러 분야의 학문에 대한 연구 속에서 자라나는 것입니다. 아고라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정보를 들을 때 그리스인들은 열린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21세기 현대인들은 얼마나 좁은 시야와 닫힌 마음을 갖고 있는지 짐작이 되나요? 컴퓨터나 스마트폰 한 대면 세상 모든 지식을 다 알 수 있지만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나 경계하고 배타적인지요! 그래서 극심한 ‘왕따’ 현상, 소수 의견을 무시하는 전혀 철학적이지 못한 행동들이 종종 뉴스에 나오지 않나요?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이성’(사물을 옳게 판단하고 진실과 거짓, 선한 것과 악한 것, 아름다움과 추함 등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을 미덕으로 여겼습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을 최고의 덕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편견이나 잘못된 선입견 등으로 남을 미워하거나 배척하는 일은 적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권력, 재물, 혈통, 인종 같은 것으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저마다 자기 의견을 말하고, 그것에 대한 의견과 생각을 서로 나누면서 좀더 좋은 결론을 내려고 애쓰는 것, 바로 ‘생각의 과정’을 가지는 것이 철학입니다. 이렇게 ‘공평하게 생각하기’ ‘공평하게 생각과 마음 나누기’라는 이성적 사고와 생활습관에서 서양철학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공평한 바탕에서 이성을 기둥으로 하고 자유롭게 소통(대화)하는 것이 철학의 근본정신입니다. 이때 공평함이나 자유, 소통은 곧 민주주의 바탕에서 나온 것이므로 철학은 곧 민주주의와 짝을 이룬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철학은 민주주의와 한 배에서 나온 형제다’라고 말하지요.

 

그리스 최고의 철학자 중 한 사람인 플라톤의 책 제목이 ‘대화록’인 것도 이제 그 이유를 알겠지요?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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