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매미의 트럼펫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8-13 22:51:37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눈높이 사설]매미의 트럼펫

더위에 잠을 깨면 큰길 가로수나 아파트단지 나무에 서식하는 매미들이 악을 쓰듯 울어댄다. 말매미의 울음소리를 한밤중에 불어대는 트럼펫에 비유한 사람도 있다.

 

2010년 국립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매미의 소음은 62∼82dB(데시벨·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생활소음 기준(65dB)을 훌쩍 넘는다. 수면장애가 일어나는 수준이다.

 

시골에서는 매미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 숲이 많아서 넓게 흩어져 살기 때문일 것이다. 빌딩과 아파트로 꽉 들어찬 도시에서는 매미가 서식할 공간이 적으니 그만큼 시끄러운 셈이다.

 

‘맴∼ 맴∼’하는 참매미는 숲에나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꺅∼’거리며 그악스럽게 울어대는 대도시 매미들은 말매미다. 말매미가 살기 좋아하는 나무인 벚나무와 상록수가 가로수로 많이 쓰이고 매미를 잡아먹는 천적이 줄어든 데다 대도시에는 한밤중에도 조명이 환해 말매미가 선호하는 조건이 다 갖춰져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말매미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매미 소음의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적으로 매미의 종류는 2000종이 넘는데 종에 따라 애벌레에서 다 자라기까지 보통 5년, 7년, 13년, 17년이 걸린다. 말매미는 7년 주기다. 애벌레 상태로 7년을 땅속에서 있고 15번 허물을 벗어 다 자란 어른 매미가 된다. 어른 매미로 사는 한 달 동안 다른 매미보다 더 크고 우렁차게 울어 암컷을 찾으려는 절규가 매미 울음이다.

 

소음을 없앤다고 살충제를 마구 뿌릴 수도 없고, 매미한테 과태료(법을 어긴 것에 대해 벌로 무는 돈)를 부과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짧은 짝짓기를 위해 7년을 어둠 속에서 기다려온 매미의 삶을 생각해보면 트럼펫 소리를 참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동아일보 8월 13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