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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파운드 속의 제인 오스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8-11 22: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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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파운드 속의 제인 오스틴

과거 여자의 인생을 좌우하는 건 결혼이었다. 미모와 교양이 있으면 정말 좋지만 결혼 시장의 더 큰 무기는 집안 배경과 돈이었다. 18, 19세기 영국에선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한 여자는 꼼짝없이 노처녀로 늙어야 했다. 남자의 청혼(결혼하기를 청함)을 못 받아서다.

 

꼭 200년 전에 나온 영국의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네 가지가 다 없는 똑똑한 여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등 신랑감을 사로잡게 된다는 소설이다. 소설의 결말은 도덕적이면서도 똑똑한 인물이 가장 큰 축복과 행복을 차지하고, 나쁜 사람은 적절한 벌을 받는 ‘사필귀정(事必歸正·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감)’이어서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2007년 영국 독자들이 가장 귀중한 책으로 ‘오만과 편견’을 꼽은 것도 이 때문일 듯하다.

 

영국 중앙은행(BOE)이 현재 10파운드 지폐 속의 인물인 찰스 다윈(진화론을 주장한 학자)을 2017년부터 제인 오스틴으로 바꾼다고 최근 발표했다. 현재 영국 5파운드 지폐 속의 주인공이 여성운동가 엘리자베스 프라이. 그런데 이 인물이 내년부터 윈스턴 처칠(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전 수상)로 바뀌면서 여성이 들어간 지폐가 사라지는 데 대한 영국 여성계의 반발이 거셌다. 역대 영국 지폐에 등장한 여성은 프라이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두 명뿐이었다.

 

자신을 꼭 닮은 소설 속 여주인공에게 늘 훌륭한 신랑을 만나게 해줬던 제인 오스틴은 미혼(아직 결혼하지 않음)으로 살다 41세에 세상을 떠났다. 주로 집안에서 일어나는 사랑과 전쟁을 다뤄 ‘규방 작가’(집안 여성들의 생활을 그린 작품을 주로 쓰는 작가)로 평가돼 왔지만 최근 들어 “소설 속에 나폴레옹 전쟁을 등장시키는 등 정치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도 받는다.

 

동아일보 7월 26일자 김순덕 논설위원 칼럼

정리=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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