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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여행]어린이, 그림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6-05 03: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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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여행]어린이, 그림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다

고대·중세시대엔 어린이 안 그렸다

 

 

렘브란트 ‘가족의 초상’

오늘은 어린이가 등장한 그림 속으로 여행을 하려 합니다. 우선 고대시대로 가볼까요. 우리가 앞서 여행해서 알겠지만 고대시대에는 주로 사냥에 대한 그림을 그렸기에 작품 속에 어린이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중세시대로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철저하게 종교적인 그림을 그리다보니 어린이대신 천사들이 등장합니다. 아니면 어린 예수의 그림이지요. 화가들마다 스스로 상상하는 어린 예수와 천사를 교회 벽이나 창문에 그렸지요.

 

이런 현상은 르네상스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대에 화가들이 그린 어린이는 고작해야 성경 속의 어린 인물들이지요. 로렌조 로토의 ‘아기예수에게 드리는 경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암굴의 성모’를 살펴보세요.

 

생각해보아요. 왜 인간은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림 속에 주인공이나 특별한 의미로 어린이들을 그리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미술을 마치 종교처럼 엄숙하거나 위대하게만 생각했기 때문 일거예요. 그러다보니 신성한 존재, 귀한 물건이나 기념물, 엄청난 신의 능력이 나타나는 장면, 선과 악 또는 천사와 악마의 대결처럼 대단한 기적의 현장들을 표현하기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나 봅니다.

 

그러니 연약한 어린이들에 대한 인권존중 의식이 약하던 시대에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이 많이 나올 수 없겠지요.

 

왕실부터 평범한 집안의 어린이까지

 

반 고흐 ‘오귀스트 룰랭과 그녀의 아기’
하지만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그림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집니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집안의 어린이들은 그림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습니다. 왕실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프란시스코 고야의 ‘카를로스 4세 가족의 초상’,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처럼 왕실의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됩니다. 그림 속 어린이들은 화려한 옷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지요.

좀더 시간이 흐르면서 렘브란트의 ‘가족의 초상’처럼 왕실은 아니지만 부유한 어린이와 가족의 그림이 나타나지요. 당시에는 귀족이 아니더라도 돈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가족 초상화나 개인의 초상화를 그리는 게 유행이었어요. 이들은 자신들의 초상화를 집 거실에 걸어놓고 가문을 자랑하려고 애썼습니다. 근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왕실보다는 부자가 더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거든요.

 

이런 물결은 돈이 없는 사람, 높은 학식이 없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그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반 고흐의 ‘오귀스트 룰랭과 그녀의 아기’라는 그림을 봅시다. 이 아기는 왕실의 어린이처럼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습니다. 부잣집 아이처럼 멋진 말을 타거나 보석으로 치장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눈부신 미모를 자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골 마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아기이지요. 그러나 그림 한 가운데에서 주인공으로 그려져 있지요.

 

또, 장 프랑수아 밀레의 ‘모성애’나 르누아르의 ‘책 읽는 소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 속 어린이들은 평범한 집안의 아이들이지요.

 

여러분, 지금은 어떠한지요? 그림 뿐 아니라 광고 속에서 어린이들은 너무도 중요한 인물로 나타납니다. 그래야 상품들이 더 잘 팔리니까요. 이제 어린이들은 예술작품의 주인공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특히 소비문화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그려지지요. 그만큼 어린이들의 인권이 높아진 거예요.

 

노경실 동화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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