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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내 집 앞 눈 치우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2-06 04: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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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내 집 앞 눈 치우기

2000년 이스라엘의 한 탁아소에 많은 부모들이 정해진 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 자녀를 데리러 왔다. 같은 일이 반복되자 탁아소는 부모가 지각할 때마다 10분 단위로 벌금을 내도록 했다. 하지만 오히려 자녀를 늦게 찾으러 오는 부모가 더 늘었다. 부모들이 벌금을 내게 되면서 마음속에 있었던 교사에 대한 미안함, 시간을 지켜야한다는 상식 등이 사라진 것이다.

 

최근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산과 강에 내린 눈은 아름답지만 도시에 내린 눈은 생활에 불편을 준다. 전국 도로가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거나 눈이 녹아 진흙탕이 되었다. 차가 눈 속에 갇히고, 사람들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눈길에 넘어진 환자들로 병원 응급실이 붐볐다. 주요 도로의 눈을 치우는 것은 시나 구 등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라고 해도 자기 집 앞 눈도 안 치운 집들이 많았다. 깨끗하게 눈이 치워진 곳을 보면 손님을 맞아야 하는 가게나 건물관리인이 있는 빌딩인 경우다.

 

미국인들은 집 앞 눈을 스스로 치우는 것을 내 집 마당의 잔디를 깎는 것처럼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한다. 자기 집 앞 눈 치우기가 끝나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두 주민들이 함께 쓰는 주차장으로 몰려가 눈을 치운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에서는 길 가던 사람이 눈길에 넘어지면 길과 마주하고 있는 집주인에게 소송을 걸기 때문에 눈을 치우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오랜 관습(어떤 사회에서 오랫동안 지켜 내려온 질서나 풍습)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눈을 안 치운 집에 과태료(법을 어긴 것에 대해 벌로 무는 돈)를 내도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과태료가 탁아소 벌금처럼 눈을 안 치운 사람들의 마음에 책임감을 사라져버리게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

 

동아일보 2월 5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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