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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진짜 소방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1-04 03: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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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진짜 소방관

불이 난 108층 주상복합건물의 철근이 녹아내린다. 건물이 벌써 한쪽으로 기울어 바로 옆 건물을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건물을 폭파시켜 주저앉히는 것뿐이다.

 

영화 ‘타워’(12세 이상 관람 가)의 이야기다. 그러나 다급한 상황에서 뜻대로 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폭파 장치를 설치하던 소방대장 강영기(설경구)는 사람을 구조하다가 폭파 버튼이 달린 리모콘을 잃어버린다. 그는 후배 소방대원을 포함해 사람들을 탈출구로 내보낸 뒤 스스로 셔터를 내린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수동으로 폭발장치를 누르려는 것이다. 울부짖는 후배 대원을 향해 그가 말한다. “난 자네를 구하려는 게 아니야. 자네가 앞으로 구할 사람들을 구하려는 거야.”

 

영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실제로 강영기 같은 소방관이 있었다. 경기 일산소방서 장항 119안전센터 소속 김형성 소방장(43). 그는 지난해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 한 물류창고의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후배 소방관 두 명을 내보내고 홀로 불을 끄다 창고 건물이 무너져 목숨을 잃었다.

 

소방관처럼 목숨을 걸고 하는 직업도 흔치 않다. 국내에서는 한해 평균 소방관 6.9명이 화재나 구조현장에서 목숨을 잃는다. 부상을 당하는 소방관은 매년 340여 명. 부상의 고통도 죽음 못지않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끔찍한 화재 현장을 직접 본 많은 소방관이 악몽과 환청(실제로 나지 않는 소리가 마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에 시달린다.

 

많은 소방관의 책상에는 스모키 린이라는 미국 소방관이 쓴 ‘소방관의 기도’가 붙어있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불꽃)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중략) 신이시여 내 형제가 추락하거든 내가 곁에 있게 하소서.’‘영웅’ 대접을 받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소방관은 대우도 좋지 않고 비난도 자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출동한다.

 

동아일보 1월 2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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