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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뉴욕 지하철 사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12-10 05: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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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뉴욕 지하철 사건

굶주려 죽어가는 흑인 소녀를 매섭게 지켜보는 독수리 한 마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진기자 케빈 카터는 1993년 수단 주민들의 기아(굶주림) 실태를 취재하던 중 한 소녀가 구호소까지 걸어갈 힘이 없어 웅크리고 있는 모습과, 이 소녀가 먹잇감이라도 되는 양 바라보는 독수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세계인의 눈길을 끈 이 사진은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카터는 “소녀를 왜 구하지 않고 사진만 찍었느냐”는 사람들의 비난에 시달리다가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부랑자에게 떠밀려 선로에 떨어진 뒤 달려오는 열차에 치여 숨진 재미동포 한기석 씨(58)의 비극적 죽음을 두고 같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선정적인 보도로 유명한 타블로이드신문(보통 신문의 절반크기의 신문) 뉴욕포스트는 4일자 1면에 ‘선로에 떠밀려 떨어진 이 남자, 죽으려고 한다’는 제목과 함께 한 씨가 달려오는 열차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프리랜서 사진작가 우마르 압바시로 그는 “사람들이 그를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고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말했다.

 

압바시 자신에게도 “왜 한 씨를 구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너무 멀리 있어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정지 신호를 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이다. 일간신문 뉴욕타임스는 ‘지하철 사망사건 그 후-그 자리에 영웅은 없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분노와 함께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는 낯선 사람들과 살아가는 공간이다. 알지 못하는 사람 일에 끼어들었다가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다. 비정한 도시와 황색 저널리즘(언론의 선정적 보도)의 문제를 보여주는 씁쓸한 사건이다. 동아일보 12월 7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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