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파란 눈 선생님의 한국사랑, 앞으로도 쭉~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11-25 23:21:09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한국어 교육으로 눈높이교육상 받은 미국인 브루스 발라드 선생님

《 대교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1회 눈높이교육상 시상식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수상자 9명 대부분이 한국인인 가운데 파란 눈에 갈색머리의 한 중년 아저씨가 눈에 띄었다. 그는 미국 뉴욕 브롱스 차터스쿨의 브루스 발라드 선생님(59·사진). 발라드 선생님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문화를 전파한 공로로 올해 눈높이교육상을 받았다. 발라드 선생님을 최근 만났다. 》

 

“한국은 제2의 고향”

 

“40년 전에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울 광화문 한 복판에서 염소를 끌고 다녔어요. 강원도 거리에서 자동차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고요.”

발라드 선생님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발라드 선생님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한국에서 일하는 미국 대사) 등과 함께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1975년 평화봉사단(1961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봉사단체)의 단원으로 한국에 왔다. 발라드 선생님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곳은 강원 원주시 학성중학교.

 

“한 학급에 남학생 70명이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하하. 착하고 순수했던 학생들은 저를 ‘박우성(발라드 선생님의 한국이름)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잘 따라주었답니다. 당시 한 한국인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된장찌개, 명란젓, 김 같은 한국음식을 소개해주신 덕분에 지금도 한국 반찬을 즐겨먹는답니다.”

 

한국인의 정(情)과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에 푹 빠졌던 발라드 선생님은 원래 2년이었던 활동 기간을 1년 연장해 전북 전주시로 갔다. 전북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일주일에 6회 가야금을 배우기도 했다.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에서의 추억을 잊을 수 없었던 발라드 선생님은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82년 다시 한국을 방문해 1984년까지 서강대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했다. 이후 미국과 프랑스, 일본에서 교육학 강사로 활동했고, 2008년부터는 뉴욕 브롱스 차터스쿨에서 유치원,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도 ‘군밤타령’ 안다고?

 

인터뷰 도중 발라드 선생님은 자신의 노트북을 꺼내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 안에는 한복을 입은 차터스쿨의 어린 학생들이 민요 ‘군밤타령’을 부르는 모습을 비롯해 정확한 한국말 발음으로 숫자를 세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발라드 선생님은 “학생들은 10단위 숫자와 100단위 숫자도 셀 줄 안다”면서 “‘군밤타령’ ‘밀양 아리랑’ 등 민요를 포함해 ‘곰 세 마리’ ‘산토끼’ 같은 한국 동요도 잘 부른다”며 웃었다.

 

발라드 선생님이 근무하는 브롱스 차터스쿨은 뉴욕 할렘(뉴욕 맨해튼 동북쪽에 있는 지역으로 주민 대부분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 근처에 있는 학교로, 대부분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정부의 지원금이 끊기는 바람에 한국어 강좌가 중단될 뻔했으나 발라드 선생님의 노력으로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한국어 전파는 계속된다

 

발라드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울까’를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시조 콘테스트’. 시조(時調)란 고려 말부터 발달하여 온 우리나라 전통의 시.

 

“시조 콘테스트를 열어 가장 잘 쓴 학생 5명을 뽑아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미술 전시실을 관람하고 한인 타운의 음식점에서 함께 갈비를 먹는 ‘포상제도’를 도입했더니 학생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더라고요. 시조도 짓고, 한국 미술과 음식도 체험하면서 일석이조(一石二鳥·돌 한 개를 던져 새 두 마리를 잡는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을 해서 두 가지 이익을 얻는 일)의 효과를 냈지요.”

 

“아이들이 즐겁게 한국어를 공부하고 제 가야금 연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면서 살고 싶어요.”

 

▶손민지 기자 minji88@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