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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할머니! 우리가 잊지 않을게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08-17 04: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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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위안부 할머니’ 주제 어린이글짓기대회 열려

“꽃할머니! 우리가 잊지 않을게요”

15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정신대해원상생한마당 전국 어린이 글짓기대회’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자신의 글 솜씨를 뽐내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선 광복 67주년을 기념해 ‘정신대해원상생한마당 전국 어린이 글짓기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성노예로 이용된 여성들)로 강제 동원되었던 할머니들에 대해 어린이들이 올바로 이해하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청계광장 모인 초등학생들은 ‘정신대’(일본군 위안부를 당시 일본식으로 불렀던 말), ‘평화’, ‘태극기’, ‘무궁화’ 중 하나를 주제로 삼아 글을 썼다.

 

“위 무슨 할머니라고?”

 

이날 대회에 참여한 경기 용인시 한빛초 2학년 이보나 양은 ‘위 무슨 할머니라고’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 양은 8월 경기 광주시에 있는 위안부역사관에 다녀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된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썼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몰랐어요. 엄마가 ‘역사관에 가자’고 하실 때 저는 ‘위 무슨 할머니라고?’라며 여쭤볼 정도였죠. 하지만 역사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상,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일본군들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 알게 됐어요.” (이 양)

 

“사이좋은 무궁화나라와 벚꽃나라”

 

형제, 자매가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강원 춘천시 후평초 김하린(3학년), 하은(1학년) 자매는 ‘무궁화’를 주제로 썼다.

언니 하린 양은 ‘무궁화나라와 벚꽃나라’라는 제목의 동화를, 동생 하은 양은 무궁화를 소재로 한 시를 썼다. 하린 양은 ‘무궁화나라’(한국)와 ‘벚꽃나라’(일본)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지만 그 후에 두 나라가 다시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는 줄거리의 동화를 창작했다. 하린 양은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내려면 일본이 독도를 가지려는 욕심을 버려야한다”며 “일본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 훗날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진 일본인들을 설득할 수 있는 통역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꽃할머니의 슬픈 이야기

 

글짓기에 참가한 학생들 중 47명이 상을 받았다. 특별상(서울시교육감상) 1명, 대상 1명, 최우수상 2명, 우수상 2명, 가작 10명, 장려상 31명이었다.

 

최고상인 특별상을 받은 주인공은 ‘그 눈빛 잊지 않을게요’라는 제목의 산문을 쓴 서울 중랑구 서울봉화초 5학년 윤이정 양.

윤 양은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있는 소녀상을 소재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 소녀상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만든 청동상.

 

글에서 윤 양은 이 소녀상이 “돈을 많이 벌게 해준다”는 일본군의 말에 속아 전쟁터로 끌려간 ‘옥선이’나 장에 간 엄마를 마중 나갔다가 끌려간 ‘영숙이’, 친구 집에서 놀다가 돌아오는 길에 잡혀가 영원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덕금이’일 수도 있다면서 위안부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자 피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윤 양은 “그 소녀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할머니가 되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천연덕스럽게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대상은 산문 ‘꽃할머니들의 슬픈 이야기’를 쓴 서울 마포구 서울동교초 5학년 박서현 양이, 최우수상은 산문 ‘두 할머니의 비밀을 읽고’를 쓴 서울 마포구 서울중화초 5학년 양현서 양과 시 ‘방독리 무궁화 할아버지’를 쓴 서울 중랑구 서울신현초 6학년 임정무 군이 받았다.

대상 수상자인 박 양은 “‘위안부 할머니’라는 말은 슬픈 말이기 때문에 대신 ‘꽃할머니’라고 부른다”라며 “위안부로 끌려갔을 때의 할머니들은 지금의 저보다 겨우 두세 살 위인 소녀였다.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할머니들이 안타까워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 특별상 ::

 

단발머리에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은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 발은 맨발이다. 입은 다물고 있지만 일본 대사관을 향해 있는 눈빛은 당당해 보였다. 왜 이 소녀상이 일본대사관 앞에 앉아있을까? 바라는 말을 듣기 전에는 절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으로 두 주먹을 꼭 쥔 채 맨발로 앉아 있을까? 이 소녀의 이름은 위안부다. 20만 명이 넘어 그 이름도 알 수 없는 위안부 소녀상이다.

‘그 눈빛 잊지 않을게요’

 

서울 중랑구 서울봉화초 5학년 윤이정

 

▶글 사진 이비치 인턴기자 qlc@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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