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기적의 미술관’ 전시 열어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나우두, 호나우지뉴가 태어난 나라 브라질. 하지만 브라질은 ‘축구’ 또는 ‘삼바’로만 유명한 나라가 아니다. 이곳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미술관이 있다. 바로 상파울루미술관이다.
상파울루미술관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다. 30일부터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브라질 이민 50주년 기념 특별전: 기적의 미술관’이 그것. 브라질 국보급 작품 40여점과 고흐, 고갱 등 교과서에서 보던 유럽 화가들의 작품 60여점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작품 가격만 따지면 5000억원 규모다.
멀고 먼 나라 브라질에서 비행기로 24시간이 넘게 날아온 이 작품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300년 포르투갈 식민지배… 유럽풍 그림들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의 박수근, 이중섭처럼 ‘브라질 국민화가’로 여겨지는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칸지두 폴 치나리, 에밀리아누 지 카바우칸치, 토레스 가르시아, 디에고 리베라, 시케이로스 등 우리나라 사람에겐 생소하지만 모두 남미지역에서 유명한 화가다.
브라질 미술작품은 형식적으로는 유럽 미술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브라질 지역은 원래 원주민들이 모여 살았지만, 1500년대부터 유럽의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백인에게 약 300년간 식민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내용적으로는 ‘혁명’이나 ‘새 삶을 향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 많다. 1800년대 들어서야 브라질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했지만 1900년대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경제 위기가 계속됐다. 또 1960년대에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 정권에 의해 독재정치가 이뤄지는 등 격동적인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작품에 담긴 것이다.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에밀리아누 지 카바우칸치의 ‘과라찡게따의 다섯 소녀’를 보면 1930년대 혼혈인종이 섞인 브라질 거리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림 속 다섯 소녀는 유럽풍 옷을 입고 화장도 했지만 브라질 사람 특유의 갈색 피부와 도톰한 입술이 돋보인다.
교과서 속 화가들이 한자리에
상파울루미술관 규모에 걸맞게 교과서에 등장하는 유명화가의 작품들도 많다. 고흐, 고갱, 세잔, 르느와르, 마티스, 드가, 모딜리아니 등 유럽 거장이 남긴 세기의 명화들이 전시된다.
주요 작품은 고흐가 스스로 목숨을 거두기 한 해 전에 그린 ‘황혼 무렵의 산책’. 고흐는 여러 번 발작증세를 일으키고 나서 스스로 3개월 간 프랑스 생 레미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는데, 바로 이때 그린 그림이다. 그밖에 모네의 ‘엡트강의 뱃놀이’, 고갱의 ‘가난한 어부’ 등 20세기 미술 대표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시간은 화∼금 오전 10시∼오후 9시. 매월 첫째·셋째 화요일은 오후 10시, 토·일요일은 오후 8시까지다. 8월 26일까지. 02-730-9510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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