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댄스 가르치고, ‘폭탄머리’ CD 선물, 아침밥까지 챙겨주시는…
오늘은 스승의 날!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따스한 감동을 선물해주시는 선생님 세 분을 소개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인천 서구 건지초 김진용 교장선생님, 전남 화순군 도곡중앙초 홍성만 선생님, 대구 동구 안일초 천미향 선생님.
이들 선생님이 전하는 ‘학생 사랑’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24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춤을∼♬
인천 서구 건지초 김진용 교장선생님(왼쪽)이 학생과 포크댄스를 추고 있다 |
김 교장선생님은 1978년 경기 포천시 냉청초(현재 폐교)에 부임했을 당시 처음 춤을 배웠다. 수업 사이 ‘중간놀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방법이 없을까를 궁리하던 중 당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포크댄스 지도를 권유받은 것. 김 교장선생님은 방학동안 경기도에서 왕복 4시간 거리인 서울을 오가며 포크댄스를 배웠다.
“주 5일, 하루 6시간의 ‘하드 트레이닝’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줘야한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24년 동안 꾸준히 학생들에게 포크댄스뿐 아니라 댄스스포츠 등도 가르쳐 온 김 교장선생님은 지금까지도 따로 시간을 내 학생들에게 춤을 지도한다. 매주 목요일 낮 12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건지초 다목적실에서 직접 학생 40∼50명을 대상으로 포크댄스 강좌를 여는 것.
“복도에서 학생들이 ‘오늘도 포크댄스하지요?’라고 먼저 물어봅니다. 처음엔 교장선생님이라고 저를 어려워했던 학생들도 제가 춤을 가르쳐주며 손도 잡고 하니 이제는 스스럼없이 대하지요. 친근한 교장선생님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허허.”
얘들아! 폭탄머리 CD는 내 마음이란다
11년 동안 학생들에게 CD를 선물해 오고 있는 전남 화순군 도곡중앙초 홍성만 선생님 |
“3월에 처음 아이들을 만나면 ‘일년 내내 내가 너희들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제일 먼저 공지합니다. 첫 만남부터 체험학습, 수학여행, 운동회는 물론 실과시간에 음식 만드는 모습까지 빼놓지 않고 찍은 뒤 CD에 담아주지요.”
CD에는 사진뿐 아니라 학생들이 서로에게 쓴 편지, 동시 등도 포함돼 있다.
홍 선생님이 매년 아이들에게 CD를 나눠주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전남 신안군 흑산초 홍도분교에 부임하고 나서부터다.
“6학년이라고 해봤자 5명밖에 없었던 분교에서는 따로 졸업앨범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사진 한 장 없이 아이들을 졸업시키는 게 안타까워 제가 직접 사진을 찍은 뒤 그것들을 담은 CD를 제작하게 됐지요.”
CD는 홍 선생님과 학생들이 추억을 공유하는 중요한 장치다.
“가끔 중고생이 된 제자들로부터 ‘선생님, 잘 계시죠. 그때 주신 CD 잘 간직하고 있어요∼’라고 연락이 옵니다. 저뿐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을 기억해주는 제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지요.”
나눔 실천하는 ‘엄마’ 같은 선생님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에서 초등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대구 동구 안일초 천미향 선생님(가운데)과 학생들 |
천 선생님이 근무하는 안일초는 ‘교육복지 우선지원 학교’. 기초수급자 가정 학생들이 전체의 40%가 된다.
천 선생님은 아침밥을 거르고 오는 아이들에게 삶은 고구마를 챙겨주는 일부터 돈이 없어 참고서를 사지 못하는 학생에게 도서상품권과 참고서를 수시로 선물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6세 때 어머니를 여읜 천 선생님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당시 소녀가장인 천 선생님을 물심양면 도와줬던 분은 선생님.
“비 오는 날 집까지 찾아와 책을 건네주시고, 아버지 장례식 때 오셔서 슬픔을 함께 나눠주신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저 역시 그렇게 학생들을 대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천 선생님은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베풀고 봉사하며 살 것이라는 믿음으로 앞으로도 아낌없이 줄 계획”이라며 웃어보였다.
▶손민지 기자 minji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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