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소 값이 폭락해 소 기르기를 포기하는 축산농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소 값이 폭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축산농가들이 너도나도 소 키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적절한 소의 마릿수는 250만 마리 정도. 하지만 실제 사육 마릿수는 305만 마리(2011년 6월 기준)를 넘는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국내에서는 2008년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되면서 국내산 한우의 인기가 높아졌다. 2008년 마리당 평균 520만 원이었던 수소 1마리 평균가격이 2009년 610만 원으로 훌쩍 뛰었을 정도.

 

소 값이 오르자 농민들은 소를 더 기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2년 141만 마리였던 사육 소 마릿수가 지난해 6월에는 2배가 넘는 305만 마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 가운데 송아지를 낳는 암소는 140만 마리에 달해 지난해에만 송아지 95만 마리가 태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소를 키우는데 필요한 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사료 값은 1년 사이에 30%나 폭등해 축산농가를 더 힘들게 한다. 우리나라는 옥수수 등 사료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최근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사료 값도 올랐다.

 

▶이상합니다. 소 값은 이렇게 폭락했는데, 왜 고기 집에 가면 쇠고기 등심 1인분의 값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을까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최근 가격이 폭락한 소는 어른소가 아니라 어린소인 송아지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먹는 소고기의 가격은 어른 소 가격에 따라 정해지죠.

현재 송아지 가격은 많이 떨어졌지만 어른 소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즐겨먹는 등심과 안심 같은 소고기 부위가 정해져 있어서이지요. 농가가 키우는 소 가격이 떨어져도 우리가 즐겨먹는 소고기 부위는 한정되어 있으니 실제로 정육점이나 고깃집에서는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지요.

 

마지막으로 축산농민들이 키운 소가 우리집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소고기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농민이 소를 중간상인에게 팔면 소를 차에 싣고 서울까지 와서 팔게 되겠죠? 이 과정에서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게 되는데, 최근 소를 나르는데 필요한 기름값이 오르면서 이 비용도 올랐답니다.

 

<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

 

◆상식UP

원산지 표시제: 수입상품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를 명확히 알려주기 위해서 해당상품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만든 나라를 표시하는 제도. 고깃집에 가서 메뉴판을 잘 보면 ‘돼지갈비: 호주산’ 같이 쓰여 있어요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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