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담배꽁초로 지저분한 거리. 강아지처럼 다리가 4개 달린 로봇이 척척 걸어와요. 그리곤 청소기의 호스와 닮은 발을 내밀어 ‘슈웅∼’ 담배꽁초들을 단숨에 빨아들지요. 이탈리아기술연구원(IIT)이 최근 공개한 청소 로봇 ‘베로(VERO)’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식이에요.

하나하나 줍기 힘든 수많은 담배꽁초를 효과적으로 줍는 베로처럼, 사람을 대신해 청소하는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하늘을 찌를 것처럼 높은 건물의 창문, 깊은 물 속 등 사람이 청소하기 힘든 공간에서도 뛰어난 청소부가 되어주고 있지요. 청소 로봇들의 남다른 활약상을 살펴볼까요?

아슬아슬한 ‘고층빌딩’도 OK

스카이라인 로보틱스가 개발한 청소 로봇 ‘오즈모’가 곤돌라에 실려 있다. 스카이라인 로보틱스 제공

오즈모가 로봇 팔을 이용해 창문을 닦는 모습. 비즈니스 와이어 홈페이지 캡처

도심 속 거대한 건물들. 외벽을 감싼 유리창이 반짝반짝 빛나 더욱 웅장하게 보이곤 하지요. 건물들이 깨끗한 겉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선 유리창을 주기적으로 깨끗하게 닦아줘야 해요. 그렇다면, 이 유리창은 어떤 방식으로 청소하는 걸까요?

사람이 청소할 경우엔 청소할 건물의 옥상에 ‘곤돌라’를 설치해요. 곤돌라는 고층 건물 옥상에 설치해 짐을 오르내리는 장치로, 이곳에 사람이 타고 도구를 이용해 유리창을 닦는 것.

아찔한 높이의 건물 벽을 닦아야 하기에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모와 높은 건물에서 부는 바람을 막기 위한 점퍼까지 필수로 착용해요. 혹시 모를 추락에 대비해 곤돌라와 연결된 로프를 몸에 단단하게 채우지요.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해도, 생명에 위협을 주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극한 직업’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이런 고층 건물의 외벽 청소를 사람 대신 도맡아 할 수 있는 로봇이 나왔어요. 이스라엘 기업 스카이라인 로보틱스가 공개한 ‘오즈모(OZMO)’라는 이름의 로봇이 그 주인공.

오즈모의 작업 방식은 사람과 비슷한 듯 달라요. 곤돌라를 통해 오즈모를 창문 가까이에 위치시키면, 긴 팔을 이용해 청소를 시작하거든요. 이 로봇은 특별한 능력을 갖췄는데요. 건물 유리창 굴곡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기능이 바로 그것. 실시간으로 기상 조건과 건물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가장 빠르게 창문을 닦을 수 있는 적절한 경로를 찾아내는 것도 가능해요. 오즈모는 사람보다 최대 3배 정도 더 빠르게 창문을 닦을 수 있다고!

잠수해 청소하면 깨끗한 수영장이 짠!

아이퍼의 수영장 청소 로봇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수조를 청소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작은 탱크처럼 생긴 로봇이 수영장 바닥과 벽면을 자유자재로 기어 다녀요. 유유자적 움직이는 모습이 작은 거북이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것은 ‘스쿠버’라는 이름의 로봇이에요.

스쿠버는 수중 청소로봇 업체인 아이퍼가 제작한 로봇으로, 적외선 센서 4개가 부착되어 있어요. 이 센서를 이용해 수영장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물속의 장애물도 쏙쏙 피하지요.

스쿠버가 수영장 안에서 하는 일은 수질(물의 성질)을 좋게 만드는 일! 여름철 시원한 수영장에 풍덩∼ 들어가 노는 건 좋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수영장을 사용하다보니 사람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과 각종 이물질들이 섞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이물질이 섞인 물에 계속해서 있다 보면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쿠버를 사용할 수 있어요. 물속으로 쏙 들어간 스쿠버는 물을 하마처럼 빨아들인 다음, 내부에 있는 필터로 걸려 오염 물질을 제거해요. 이후 고래가 물을 뿜듯이 깨끗한 물을 뱉어낸답니다.

스쿠버는 수영장 바닥은 물론 벽면에도 딱 붙어서 움직일 수 있어요. 또 태양광(태양의 빛)으로 충전이 가능해 환경적으로도 좋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