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오른쪽)와 그의 아내 우샤 칠루쿠리 밴스가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막된 15일(현지시간) 행사에 참여한 모습. 밀워키=AP뉴시스
[1] “J D가 나에게 알랑방귀를 뀌고(kiss my ass) 있다. 그는 내 지지를 간절하게 원한다.” 2022년 9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J 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오하이오) 지지 유세에서 한 말입니다. 사실 밴스는 이민 정책을 두고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을 이끌었던 독재적 지도자)”에 빗대는 등 강하게 비판했던 인물. 그런 밴스가 자신에게 복종한다는 걸 군중(수많은 사람) 앞에서 과시(자랑하거나 뽐내어 보임)한 것입니다. 올 11월 치러질 대선(대통령 선거)에서 ㉠승기를 잡은 트럼프가 15일(현지 시간) 밴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선거에서 주요 후보자와 함께 짝이 되어 나서는 하위 후보자)로 지정했어요.
[2] 밴스는 쇠락(기운이나 힘이 줄어들어 약해짐)한 러스트 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 출신으로 성공한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를 2016년 출간하며 전국적 이름을 알렸습니다. 책엔 삶이 무너진 저학력 백인 노동자 계층의 분노와 좌절이 담겼어요. 그가 예일대 로스쿨에 가겠다고 하니 아버지는 지원서를 쓸 때 ‘흑인이나 진보주의자인 척했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가 속한 집단의 자포자기(절망에 빠져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고 돌아보지 않음) 수준이 그렇게나 심했다는 얘기입니다. 책에서는 트럼프 핵심 지지층의 정서를 드러냈지만 밴스는 이면서도 트럼프에 이었습니다. 2016년 대선 당시엔 트럼프를 “유해하다(noxious)”고까지 했고, 보수 성향의 무소속 에번 맥멀린 후보를 지지했어요.
[3] 그런 그의 입장은 정치 입문(어떤 조직이나 분야에 들어감)을 고려하기 시작한 2018년경부터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오하이오 주 등 지역민의 좌절감을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지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후 자신의 트럼프 비판 트윗을 삭제했고,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에 뛰어들었어요. 트럼프가 패배한 2020년 대선은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지지하는 등 완전한 트럼프 지지자로 거듭났어요.
[4] 밴스의 변신이 순전히 정치적 야망 때문인지는 그 자신만 알 것이에요. 다만 요즘 미국 정치 현실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트럼프에 맞서고서 정치적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2022년 오하이오 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둘 이상의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 역시 트럼프가 누구를 고를 지에 달려 있었어요. 밴스가 원래 가진 고립주의와 경제적 포퓰리즘(일반 대중의 인기에 맞추는 정치 형태) 지향이 트럼피즘(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는 현상)에서 길을 찾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5] 1984년 8월 2일생으로 만으로는 아직 39세인 밴스는 1952년 리처드 닉슨(당시 39세) 이후 최연소 미국 부통령 후보입니다. 트럼프의 적지 않은 나이와 도덕성의 결함(흠이 되는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후보로 꼽혀요. 당선될 경우 2028년 선거엔 출마하지 못하는 ‘트럼프 이후’를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밴스가 처음 유명해졌을 때 미국의 진보 성향 주간지 ‘뉴 리퍼블릭’은 그를 두고 ‘블루 아메리카(백인 노동자 계층)를 위한 거짓 예언자’라고 했어요. 그 말이 맞을지 진짜 선지자(남보다 먼저 깨달아 아는 사람)가 될지, 트럼프뿐 아니라 밴스에게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어요.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동아일보 7월 17일 자 조종엽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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