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서울의 한 상가가 폐업으로 인해 텅 비어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 지난해 폐업(영업을 그만둠)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역대 최대인 100만 명에 달했어요.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98만6000여 명이었어요. 코로나 위기가 한창이던 2020∼2021년에도 80만 명대를 유지하던 폐업자가 100만 명 턱 밑까지 늘어난 거예요. 이는 팬데믹 이후 빚으로 생활해오던 자영업자들이 국내 경제 상황 침체와 높은 물가, 고금리(빌려준 돈이나 맡긴 돈에 붙는 이자의 비율인 ‘금리’가 높음) 장기화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결과예요. 지난해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가 절반에 달했고, 영세(작은 규모) 자영업자가 많은 음식·소매·서비스업 등에 폐업자 70% 가까이가 몰려 있었어요.
[2] 자영업 위기가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에요. 최근 자영업자 수가 줄긴 했지만 570만 명이 넘어요. 전체 취업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인데,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2∼4배에 달하지요. 이토록 자영업자가 많다 보니 창업(사업을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함) 5년 후 생존율이 23%에 불과할 만큼 경쟁력도 낮아요. 그런데도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부터 퇴직(현직에서 물러남)한 베이비부머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치킨집, 맥줏집, 분식집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에 앞다퉈 뛰어드는 현실이에요.
[3] 문제는 국내 경제 상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가 더 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미 올 1∼5월 폐업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공제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넘게 늘었어요. 노란우산은 자영업자의 노후(늙은 뒤) 보장을 위해 마련된 일종의 퇴직금(퇴직하는 사람에게 주는 돈)인데, 이마저 깨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에요. 인건비(사람을 부리는 데에 드는 비용), 임대료(건물 등을 빌린 대가로 주는 돈) 상승에 고금리로 인한 빚 부담까지 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언제 폐업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처지예요.
[4] 폐업 후 구직(직업을 구함) 활동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도 1년 새 23% 넘게 늘었다고 해요. 폐업 기로(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상황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에 놓인 자영업자를 위해 대출 부담을 덜어주고 전기료·배달비 같은 고정비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영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이 절실해요.
동아일보 7월 16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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