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 현장에서 총격범이 쏜 총알이 궤적을 그리며 트럼프의 머리 뒤로 지나가는 모습(빨간색 동그라미)이 포착됐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피격(습격이나 사격을 받음)당했어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유세하던 트럼프 후보는 날아든 총탄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았어요. 저격범은 약 15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총으로 8발을 쐈고, 현장에서 경호요원이 사살(총으로 쏘아 죽임)했지요. 트럼프 주변의 지지자 1명이 빗나간 총탄에 숨졌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어요. 20대 백인 남성인 저격범은 공화당원이지만 총격을 한 배경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에요.
[2] 암살 시도는 11월 대선에 나설 당 공식 후보로 트럼프를 추대(떠받듦)하는 전당대회(정치조직인 ‘정당’이 여는 전국적인 집회) 시작을 이틀 앞두고 발생했어요. 총알이 2∼3cm 더 트럼프 쪽으로 날아갔다면 사실상의 대선(대통령 선거) 후보가 암살당하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어요.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우방국(서로 사이가 좋은 나라)과 적대국(서로 적으로 대하는 나라)을 가리지 않고 외교적으로도 큰 혼란이 시작될 뻔했어요. 트럼프는 예정대로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어요.
[3] 이번 사건은 증오(아주 미워함)가 판치는(경향이 널리 퍼지는) 미국 정치의 ㉠속살을 그대로 노출한 거예요. 미국 정치는 2016년 트럼프 등장 후로 더 자극적인 말이 일상이 됐어요. 통합을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대통령 트럼프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조롱하며 증오를 부추겼고, 대화와 양보가 사라지면서 민주주의(국민이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하는 정치 제도)는 질식(숨을 쉴 수 없게 됨)해 갔어요. 막말 정치의 한 축인 트럼프가 총탄을 맞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한(어떤 사실의 앞뒤가 어긋나 서로 맞지 않음) 일이에요.
[4] 미국 정치가 극으로 치달으면서 건강한 공론장(여러 사람이 함께 의논하는 장소)은 무너지고 있어요. 트럼프 후보가 4년 전 자신이 패배한 대선을 두고 “실제는 내가 이겼다”고 주장하는데 적잖은 미국인이 사실로 믿고, 일부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며 국회의사당에 난입(허가 없이 함부로 뛰어듦)까지 했어요. 열광적인 팬덤의 등장과 함께 폭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번져 갔어요. 지난달 시카고대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또는 트럼프가 대선 승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면 위력(force)을 써도 좋다는 응답이 각각 10%, 7%가 나왔어요. 암살 시도는 조사 결과가 보여준, 미국 사회 아래에 깔린 분노와 관련이 없지 않아요.
[5] *미국에선 케네디 형제와 킹 목사가 암살된 1960년대를 거쳐 1981년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가 있었어요. 이후 40년 넘도록 자취를 감췄던 정치적 암살이 다시 시도된 것. 정치 양극화(서로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짐)와 정치인 선동(남을 부추겨 어떤 일에 나서도록 함)을 더는 용인(용납하여 인정함)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에요. 이런 미국적 현상은 보면 볼수록 우리 정치와 닮았어요. 우리도 올 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테러가 있었어요.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어요.
동아일보 7월 15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khkim654800 2024-07-16
대통령 후보가 총격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군요 극단적으로 가는 정치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제 생각은 대화로 잘 해결할 수 있는 정치를 원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