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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인공 혈액 개발에 뛰어든다!
  • 김재성 기자, 이수 기자
  • 2024-07-14 1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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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헌혈버스에서 한 시민이 헌혈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에서 개발한 인공 혈액이 투명한 통 안에 담긴 모습. MBS 홈페이지 캡처


[1] 미국 국방부 아래의 연구개발 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실온(실내의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분말(딱딱한 물건을 잘게 부수거나 갈아서 만든 것) 형태의 인공 혈액(피)을 개발하는 데 지난해 4600만 달러(약 634억 원)를 지원했어요. 군사용 기술을 연구하는 DARPA가 인공 혈액에 투자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전쟁뿐만 아니라 대형 재난으로 대규모 사상자(죽은 사람과 다친 사람)가 발생하는 일을 대비해 혈액의 안정적인 보급이 중요하기 때문. 미국은 2022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 혈액 보유량(가지고 있거나 간직하고 있는 분량이나 수량)이 급작스럽게 줄어들어 국가 혈액 위기를 선포한 적도 있죠.



[2] DARPA가 투자한 프로젝트는 산소를 구석구석 나르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의 대체재(대신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를 만드는 것. ‘에리스로머(Erythromer)’라고 하는데, 혈액에서 헤모글로빈을 뽑아내 지질(생물체 안에 있는 물질) 막을 씌운 입자(물질을 구성하는 작은 크기의 물체)예요. 혈액은 최대 42일간 냉장 보관이 가능하지만, 동결(추위나 냉각으로 얼어붙음) 건조된 분말인 에리스로머는 2년간 실온 보관이 가능해요. 냉장 시스템이 없어도 되고, 보관과 배달이 매우 쉬워요. 혈액형과 상관없이 투여(약 등을 환자에게 먹게 하거나 주사로 놓음)할 수 있는 것도 장점.



[3] 일본에서도 최근 에리스로머와 같은 원리의 인공 혈액이 개발됐어요. 나라현립 의과대 교수팀은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진 혈액에서 헤모글로빈을 뽑아낸 뒤 역시 지질 막으로 씌운 입자를 만들었어요. 버려진 혈액을 활용하고 혈액 보관 기간이 15∼16배 늘어난다는 점에서 혈액 부족을 해결할 획기적인 연구로 평가받아요.



[4] 헤모글로빈을 대체한 인공 혈액은 산소 공급만 가능한 ‘반쪽’ 혈액이에요. 몸속에서 진짜 혈액이 충분히 만들어질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 인공 ㉠장기보다 인공 혈액 개발이 뒤처진 것은 혈액의 구성이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 혈액의 절반은 액체인 혈장, 절반은 고체인 혈소판, 적혈구, 백혈구 등으로 이뤄져 있어요. 그래서 진짜 혈액을 모방(본뜨거나 본받음)한 인공 혈액은 뽑아낸 줄기세포(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로 적혈구를 길러내는 방법으로 만들어내지요. 2022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이 방법으로 건강한 성인 2명에게 찻숟가락(차를 마실 때 쓰는 작은 숟가락) 정도의 수혈(건강한 사람의 혈액을 환자에게 주는 것)에 성공한 적이 있어요.



[5] 선진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저개발국은 헌혈(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피를 뽑아 줌) 시스템 부족으로 전 세계 국가의 60%가 혈액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현재 진행 중인 인공 혈액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의 전 단계로 10년 이내 상용화(일상적으로 쓰임)를 목표로 하고 있죠. 헤모글로빈의 잠재적인 독성을 해결했는지가 상용화의 열쇠가 될 거예요. 지난해 ‘세포 기반 인공 혈액 제조 사업’이 시작되는 등 국내서도 인공 혈액 개발에 시동이 걸렸어요. 인공 혈액 개발에 성공한다면 장기 이식용 혈액, 항암제(암세포를 없애는 물질)용 혈액 등 맞춤형 혈액이나 희귀 혈액 생산까지도 가능해져요. 보건을 위해서도, 인공 혈액 시장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에요.


동아일보 7월 10일 자 우경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이수 기자 2su2s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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