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넘실거리는 알록달록 커튼 같은 신비한 빛…. ‘오로라’의 모습이에요. 이런 오로라가 최근 우리나라 강원도에서 포착돼 주목받아요. 보통 오로라는 남극, 북극 같은 극지방에서 주로 관측되는 천문 현상인데, 약 21년 만에 발생한 강력한 태양 폭풍으로 그간 오로라를 쉽게 관측할 수 없었던 세계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나라 강원도에서도 포착된 것이지요.

아름다운 천문 현상인 오로라는 어떻게 발생하는지, 지구의 밤하늘에 영향을 미친 태양 폭풍은 또 어떤 존재인지 알아봅시다. 

태양 폭풍으로 세계 곳곳에 ‘오로라’가…

5월 12일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박정하, 심형섭 씨가 촬영한 오로라.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미국 레몬산에 위치한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Net) 4호기로 관측한 오로라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온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끌어당기고 미는 자기력이 작용하는 공간)에 이끌려 대기와 반응해 다양한 색깔의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해요. 초록색과 붉은색을 가진 오로라는 산소 원자, 보라색은 질소 분자가 내뿜는 것. 보통 자기장 층이 두꺼운 지역에서는 이런 입자들을 튕겨내기 때문에 자기장 층이 얇은 남극이나 북극 등 극지방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번 오로라는 이런 극지방보다 위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대거 발견됐어요. 우리나라에선 강원도 화천에서 지난 12일 오로라가 포착됐고, 서유럽, 미국, 일본, 남미 등에서도 관측됐어요.

세계 여러 곳에서 오로라가 나타난 이유를 학자들은 강력한 ‘태양 폭풍’ 때문으로 봐요. 태양 폭풍은 태양의 흑점(태양 표면에 보이는 검은 반점)이 폭발하며 표면에 있던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가 우주로 방출(에너지를 내보냄)되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태양 폭풍이 발생하면 지구에는 자기장이 교란(어지럽고 혼란하게 함)되며, 심한 경우 인공위성이 궤도를 이탈(떨어져 나옴)할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다만 이번 태양 폭풍으로 인해 오로라는 발생했지만, 다행히 다른 심각한 피해는 보고된 바가 없어요.

미국 AP통신은 “전력망과 통신 등에 미세한 혼란을 줬으며,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성능이 약간 떨어진 것으로 확인돼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지요.

태양 활동 정점은 다가오는 2025년?

태양의 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 NASA 제공

“태양 활동은 평균 11년을 주기(같은 현상이 한 번 나타나고부터 다음번 되풀이되기까지의 기간)로 강약을 반복하는 데 2025년엔 태양 활동이 정점(최고 수준에 달한 상태), 즉 극대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계는 이번 오로라가 강력한 태양 활동을 앞둔 준비 운동일 수도 있다고 봐요. 이미 올해 태양 극대기가 시작됐고 내년엔 가장 강력한 태양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요.

학자들은 태양 활동이 지금보다 강해지면 지구에 영향을 주는 태양 폭풍이 더 자주,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봐요. 태양으로부터 높은 에너지가 방출되면 인공위성의 수명은 짧아지고, 위성항법시스템(GPS) 신호와 원거리 통신을 교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3년 태양 극대기 기간 미국의 공군기지의 통신이 끊겼고, 스웨덴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대규모 정전(전기가 끊김)이 발생했어요. 또 우주비행사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해요.

세계 각국은 이런 태양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태양 폭풍의 등급을 총 5단계로 나누어 구분하고, 단계에 따라 경보를 발령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를 운영하고 있지요. 태양 전파 세기, 지구 자기장 교란 정도 등 우주전파환경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는 관측시스템을 갖춰 태양 활동에 의한 우주전파재난을 24시간 감시하고 재난 발생 예보 등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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