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댕댕이와 똑 닮았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반려인(개, 고양이 같은 동물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8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의 81.6%가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반려인은 마치 가족을 잃은 것처럼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해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낸 반려인이 느끼는 신체·정신적 어려움을 말하지요.
최근에는 펫로스 증후군 등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반려동물을 추모하는 모습이에요.
가족만큼 소중해진 반려동물
서울의 한 반려동물 위탁 시설에서 반려견들이 놀이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친구, 친척이 떠났을 때보다 반려동물이 숨졌을 때 더 깊이 슬퍼하는 사례도 있다.”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 연구진을 비롯한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인간동물 관계’ 학술지를 통해 발표했어요. 이들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주인이 겪는 감정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자녀를 잃었을 때의 고통과 맞먹는다”고도 했어요.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화가 발전한 해외에서는 반려동물을 잃은 뒤 반려인이 겪게 되는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이 널리 공유되어 있어요. 미국수의사협회(AVMA)는 △반려동물과의 추억 떠올리기 △주변 사람에게 감정 털어놓기 △슬픈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충분히 느끼기 △반려동물이 어떤 의미를 가졌었는지 떠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대처하라고 권고해요.
행복한 추억이 새록새록
반려동물의 사진을 바탕으로 양모펠트 인형을 제작 중인 모습. 성은리 협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과 똑 닮은 인형을 보고 만지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 반려인이 늘고 있어요. 특히 양모펠트 인형을 만드는 것이 큰 관심을 끌고 있어요. 양모펠트란 부드러운 양털을 뭉친 것을 바늘로 찔러 모양을 잡아 동물, 캐릭터 등을 만드는 공예를 말해요.
반려동물양모펠트지도사 자격증을 발행하는 대한반려동물공예협회의 성은리 협회장은 “반려동물 인형 제작을 의뢰(남에게 부탁함)하는 반려인도 있지만, 살아있을 때 반려동물의 사진과 영상을 보며 양모펠트 인형을 만들면서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경험을 치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어요. 인형을 만들기 위해 반려동물의 생전 모습을 꼼꼼하게 살피는 과정에서 살아있을 때 미처 몰랐던 특징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성 협회장은 “인형을 만들며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서 죄책감 등이 해소되어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어요.
실물 크기와 거의 비슷한 반려동물 양모펠트 인형은 실제로 품에 안아보거나 인형을 직접 제작하거나 제작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반려동물과 있었던 사연을 공유하는 것도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요.
장례문화도 발전 중
반려동물의 장례(숨진 이를 땅에 묻거나 화장함)를 치러주는 문화도 정착하는 모습. KB금융그룹의 조사에서 대상자의 64.5%가 반려동물이 숨진 뒤 화장(숨진 이의 몸을 태워 명복을 빌어줌)하여 나무 밑에 묻거나, 메모리얼 스톤(반려동물의 유골을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압축해 만드는 조약돌 모양의 장식물)을 제작하거나 봉안당(유골을 모시는 곳)에 두는 등의 방식으로 장례를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단, 숨진 반려동물을 직접 땅에 묻는 것은 불법에 해당해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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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kim654800 2024-06-04
저희 집 반려동물이 만약에 세상과 작별했다면 진짜 안타까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반려동물과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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