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색깔에 담는 외교적 메시지
  • 전선규 기자
  • 2023-11-27 1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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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 여성 의상 ‘컬러 외교’ 화제


국빈 방문 환영식에 참석한 영국 커밀라 왕비의 모습. 청색 코트와 모자가 눈에 띈다.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최근 영국에 국빈(나라에서 정식으로 초대한 외국 손님)으로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환영하는 행사들이 큰 관심을 모았지요. 특히 외신들은 영국 왕실 여성들이 환영식에서 입은 의상에 주목하며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메시지를 담은 ‘컬러(색깔) 외교’라고 분석했어요. 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옷 한 벌, 양말 한 짝도 그냥 신지 않는다고요! 이들이 담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상대국에 대한 ‘존중’ 담아



영국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는 지난 21일 열린 국빈 환영 행사에서 진홍빛 의상을 입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 국빈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 21일 영국 런던의 호스 가드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커밀라 왕비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의 의상이 우리나라의 ‘태극 문양’을 연상시켜 눈길을 끌었어요. 왕비는 청색 코트와 모자를, 왕세자비는 챙이 넓은 모자와 드레스, 망토, 구두를 모두 진홍색으로 맞췄지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왕비의 푸른색 의상과 왕세자비의 진홍빛 의상의 조화는 태극 문양을 의미한다”며 “왕비와 왕세자비가 미리 조율해 선택한 외교적 메시지”라고 평했어요. 같은 날 저녁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손님을 초대해 함께 먹는 저녁 식사)에서도 왕비는 드레스와 왕관을 붉은색으로 맞춰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이번 만남이 양국의 수교(두 나라가 외교관계를 맺음) 140년을 맞아 이뤄진 만큼 한국에 대한 존중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돼요.


사실 옷차림으로 특정 색을 강조해 외교적 메시지를 전하는 대표적인 ‘컬러 외교’는 ‘넥타이’예요. 주로 공식 석상에서 정장을 착용하는 정치인들은 단정한 차림에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곤 하지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아래 사우디)에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및 주요 외교 관계자들과의 만남에 사우디를 상징하는 초록색 넥타이를 착용한 바 있지요. 사막과 암석이 대부분인 중동에선 초록색이 생명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윤 대통령의 넥타이에 대해 사우디에선 ‘사우디를 존중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어요.



양말까지 패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서 신은 ‘땡땡이 양말(왼쪽)’은 화제를 모았다. BBC 홈페이지 캡처



리시 수낵 영국 총리(오른쪽)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신고 있던 양말을 보여 주고 있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최근엔 넥타이 대신 양말 색상을 활용하는 ‘양말 외교’도 눈에 띄어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지난 2021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 ‘땡땡이 양말’을 신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어요. 그의 양말에서 보이는 파란색과 흰색, 빨간색은 미국 국기에 사용되는 색들로, 두 국가의 두터운 관계를 상징한다는 분석이 나왔지요. 뉴욕타임스(NYT)는 “트뤼도 총리가 독특한 양말을 활용해 젊고 새로운 리더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며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양말이 소통의 도구가 됐다”고 평가했어요.


지난봄,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을 방문한 영국 리시 수낵 총리도 양말을 활용한 컬러 외교를 선보인 바 있어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카프(Carp)’라는 글자가 새겨진 빨간색 양말을 신었어요. 이는 일본 프로야구단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로고로, 빨간색은 카프의 상징 색깔이었지요. 카프 팀의 열혈 팬으로 유명한 히로시마 출신의 기시다 총리를 위한 양말이었지요. 영국 PA통신은 수낵 총리의 양말이 “심사숙고한 외교상 옷차림”이라고 전했어요.


때론 파격적인 양말 색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해요. 빨간색과 주황색 및 분홍색 계열의 색을 좋아한다고 밝혀온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분홍색 양말과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했어요. 세타 총리의 패션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어요.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자신의 취향을 고집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있는 한편, 자유로운 패션을 선보이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지요. 다만, 전문가들은 아무리 파격적인 색이라도 상대방을 고려해 의미를 담은 경우와 자신의 선호를 우선하는 경우는 엄연히 다르다고 전했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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