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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쪽샘 44호분의 주인공은 ‘10세 공주’… 특별한 출토 유물은?
  • 장진희 기자
  • 2023-07-11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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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 44호분의 주인공은 ‘10세 공주’


경북 경주시 쪽샘지구 44호분의 주인공이 10세 전후의 신라시대 공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공주가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그린 그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경북 경주시 쪽샘지구는 4~6세기 신라시대의 왕족과 귀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지역. 이 가운데 44호 고분(고대의 무덤)에 잠들어있던 주인공에 대한 비밀이 최근 풀렸어요.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10년 가까이 경주 쪽샘 44호분을 발굴·조사하여 총 780점의 유물을 수습(흩어진 물건을 거두어 정돈함)했어요. 연구소는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을 분석한 결과 주인공은 10세 전후의 신라시대 공주라는 것을 밝혀냈지요.


어떤 유물들이 무덤 속 주인공에 대한 비밀을 푸는 데 도움을 주었을까요?​






어린 공주의 영혼 위로하려



금동관, 금귀걸이, 은허리띠, 금·은 팔찌와 반지….


모두 5세기 후반 조성된 쪽샘 44호분에서 주인공이 착용한 상태 그대로 출토(땅속에 묻혀 있던 물건이 밖으로 나옴)된 유물이에요. 주인공의 온몸이 호화로운 장신구로 장식된 것을 보았을 때 생전에 높은 신분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요.


연구소는 금동관의 크기가 신라시대 고분에서 나온 다른 금동관에 비해 작은 편이고 다른 장신구도 자그마하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이를 통해 무덤의 주인공이 성인이 아니라 몸이 작은 어린이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어요. 연구소에 따르면 무덤 주인공은 키가 130㎝가량으로 10세 전후의 어린이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덤에서는 은으로 된 장식된 작은 칼도 나왔어요. 은장도는 보통 여성들의 무덤에서 나오기 때문에 무덤의 주인공이 10세 전후의 공주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지요.



44호분의 주인공인 공주를 위해 왕실이 특별히 제작한 금동 신발을 재현한 모습



공주의 머리맡에서는 금동 신발도 나왔어요. 이 신발은 실제로 착용했던 것은 아니고 당시 왕실에서 숨진 이들의 명복(저승에서 받는 복)을 빌기 위해서 특별히 제작한 것. 부모가 이른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공주를 위해 애틋한 마음을 담아 여러 가지 부장품(장례를 지낼 때 숨진 이와 함께 묻는 물건)을 정성껏 만들어준 것으로 보여요.​



44호분에서 발견된 비단벌레 말다래 장식을 바탕으로 말다래를 재현하여 만든 모습




최초의 비단벌레 말다래


빨간색 바탕에 초록색으로 신비롭게 빛나는 이것. 최근 연구소는 무덤에서 발굴된 비단벌레의 날개로 장식된 말다래를 재현해 공개했어요. 말다래는 말에 탄 사람의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옆쪽으로 늘어뜨리는 판을 말해요.


공주의 말다래는 비단벌레의 딱지날개로 만든 꽃잎 모양의 금동 장식 50개가 화려하게 수놓아진 형태였을 것으로 파악돼요. 대나무 살을 엮어 틀을 만들고 그 위에 천을 덧댄 뒤에 장식을 올리는 방식이었을 것으로 추정돼요.


신라시대의 고분에서 비단벌레로 장식한 말다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동안 출토된 말다래는 대부분 하늘을 날아오르는 모습의 말인 ‘천마’가 그려진 것이었지요.​



44호분에서 출토된 바둑알




바둑을 좋아했던 소녀?



‘공주는 생전에 바둑을 좋아했던 걸까?’


이 같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물도 44호분에서 나왔어요. 공주의 발치(누울 때 발이 가는 쪽)에서 바둑돌 200여 점이 우르르 발견된 것. 지름은 1~
2㎝, 두께는 0.5㎝인 작은 돌이 나왔는데 가공을 한 흔적은 없어서 자연 상태의 돌을 채취(풀, 나무, 돌을 베거나 캐서 얻어 냄)한 것으로 추정돼요.


흥미로운 점은 여성의 무덤에서 바둑돌이 나온 첫 번째 사례라는 것. 그동안 신라시대 바둑돌은 최상위 계층의 남성의 무덤에서만 발굴되었어요. 그래서 바둑이 남성들만의 문화라고 추정되어왔지요. 하지만 44호분에서 바둑알이 발굴되며 신라시대에 여성도 바둑을 두었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됐어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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