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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초중 부모 90% 이과 희망… 문과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 이선행 기자
  • 2023-05-25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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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한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이 입시 자료를 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종로학원이 최근 온라인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39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열 중에 아홉이 자녀의 이과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의학계열 선호도(좋아하는 정도)가 공학(공업의 이론, 기술, 생산 따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계열과 순수 자연과학(자연 현상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과학)계열 선호도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문과 선호도가 10% 정도로 낮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개시와도 관련이 큰 것으로 보여요.


문과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을 함께 이르는 말)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에요. 문은 글을 읽고 쓰는 걸 말해요. 그동안 대학의 외국어학과들은 문학이 아니라 외국어를 가르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썼어요. AI가 높은 수준의 번역(다른 언어의 글로 옮김)을 해낸다면 문학과는 글을 읽고 쓰는 자체를 가르치는 데 주력(어떤 일에 온 힘을 기울임)할 수 있지요. 사회과학도 텍스트를 읽는 데 급급하지(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 다른 일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말고 적극적인 글쓰기에 나서야 합니다. AI가 회사 말단(조직에서 제일 아랫자리에 해당하는 부분)사원의 허드레(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말단사원 때부터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고 창의성은 글을 쓰는 훈련에서 비롯됩니다.


AI 시대에 인식론(인식에 대해 연구하는 철학의 한 부문)과 윤리학(마땅히 지켜야 할 인간 행위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 즉 철학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해졌어요. AI는 종종 아무 대답이나 그럴듯하게 지어냅니다. 물론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것은 인간도 하지요. 하지만 AI는 인간과 달리 그럴듯하게 지어낸다는 의식 없이 태연하게(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렇게 합니다. 궁극적으로 AI는 윤리 의식이 없어요. 윤리 의식을 갖고 기계를 통제하는 건 인간입니다. 마블 영화에서 아이언맨의 적인 무기 생산 업체 최고경영자(CEO) 저스틴 해머처럼 파괴적인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인문학도(인문학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연구하는 사람)에게 과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도(과학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연구하는 사람)에게도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현재의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건 AI 시대 전에도 그렇고 후에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역사 공부는 ‘역사란 무엇인가’를 쓴 에드워드 카가 말했듯이 어떤 목적을 떠나 그 자체로 흥미로운 시간 여행입니다. AI가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켜 준다면 남는 시간은 공간적인 여행만이 아니라 시간적인 여행에도 많이 쓰일 수밖에 없어요.


법학과 경영학은 본래 문사철에 속하지 않는, 직업을 갖기 위한 학문이에요. 법학을 대학원 과정으로 올려 보냈듯이 경영학도 대학원 과정으로 올려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법대가 전문대학원이 된 뒤 우수한 문과생들을 흡수하는 곳이 경영대예요. 경영대까지 전문대학원이 된다면 우수한 문과생들이 문사철로 대학 과정을 이수(공부하여 마침)한 후 법학전문대학원이나 경영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게 함으로써 인문학적 식견(사물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법률가나 경영가를 키우면서 문사철을 살리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5월 23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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