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제11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들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패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1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주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 긴급구호대(KDRT)가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안타키아=뉴시스
[1] 모두가 위험에서 빠져나올 때 기꺼이 그곳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군인, 경찰, 소방관 같은 제복 입은 공무원들이 그 주인공. 이들의 헌신(있는 힘을 다함)을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상이 ‘영예로운 제복상’입니다. 13일 열린 제11회 시상식은 땅과 하늘과 바다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노력한 14명의 제복들을 위한 자리였어요. 이로써 역대 수상자는 139명이 됐지요.
[2] 대상은 지난해 4월 실종 선박을 구조하러 헬기로 출동했다가 제주 인근 바다에 추락해 순직(직무를 다하다가 목숨을 잃음)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의 고 정두환 경감과 차주일 황현준 경사가 받았습니다. 제복상은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시험 비행에 성공한 안준현 중령, 지뢰가 폭발해 다리를 잃고도 동료를 대피시킨 박우근 상사, 좌초(배가 암초에 얹힘)한 어선 구조 현장에서 고무보트가 뒤집혀 크게 다친 몸으로 선원 5명을 구조한 정기욱 경사 등 6명의 제복들에게 수여됐습니다. 2020년 한강경찰대 수상구조요원으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는 위민경찰관상을 받았습니다. 고인이 된 제복의 영웅들에겐 명복을, 부상자들에겐 쾌유를 빕니다.
[3] 크고 작은 재난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요. 지난해 3월 울진·삼척 대형 산불 현장에서는 군인과 공무원 3600여 명이 밤샘 사투(죽을 힘을 다해 싸움) 끝에 금강송(줄기가 곧게 뻗으느 소나무) 군락지(식물의 무리가 사는 곳)를 화마(화재를 마귀에 비유해 이르는 말)에서 지켜냈지요. 9월 포항 수해(장마나 홍수로 인한 피해) 지역에서는 해병대가 장갑차를 몰고 와 수재민(홍수나 장마 등으로 재해를 당한 사람) 27명을 구조했습니다. 10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엔 땀에 흠뻑 젖어가며 심폐소생술을 하고 부상자들을 이송한 소방대원과 구급대원들이 있었어요. 이들은 “더 살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심리적 후유증(어떤 일을 치르고 난 뒤에 생긴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4] 제복의 헌신엔 국경이 없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서로 경계가 맞닿음)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소방청 구조요원과 육군 특수전사령부 군인 등 118명의 *긴급구호대가 파견돼 여진(큰 지진이 일어난 다음에 얼마 동안 잇따라 일어나는 작은 지진)과 맹추위를 무릅쓰고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생명을 구해내는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했어요. 73년 전 튀르키예군 5455명이 6·25전쟁에 참전(전쟁에 참가함)해 741명의 제복이 전사(전쟁터에서 적과 싸우다 목숨을 잃음)하고 2068명이 부상당한 데 대한 보은(은혜를 갚음)의 활동이기도 하지요.
[5] 이날 시상식에서 고인 대신 상패를 받아든 아내는 “남편을 기억하고 잊지 않게 해줘 고맙다”고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제복들이 있어 안전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어요. 제복의 희생을 잊지 않고, 유족의 슬픔을 나누는 것, 제복 입은 사람들이 보람과 긍지를 갖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동아일보 2월 14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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