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공해의 영향을 가장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나미비아 지역에서 천문 현상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 스페이스닷컴 홈페이지 캡처

지구의 불빛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합성해 만든 이미지. NASA 제공

[오늘의 키워드] 빛공해

지나친 인공조명으로 인한 공해를 ‘빛공해’라고 불러요. 인공조명이 너무 밝거나 많아 밤에도 낮처럼 환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생태계는 물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도 피해를 주고 있어요.

빛공해로 인해 세계 곳곳에 있는 천문대들이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우주 전문지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은 이탈리아, 칠레, 스페인 등 공동연구진이 지름 3m 이상의 망원경을 갖춘 28개의 천문 관측소를 살펴본 결과 주요 천문대 가운데 대부분이 빛공해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왕립천문학회에 발표했다고 최근 보도했어요.

연구진은 ‘머리 위 하늘의 밝기’ 이 외에도 △수평선 위 30도, 10도 △하늘의 전반적인 평균 조도(빛의 양) 등을 모두 관측했어요. 머리 위의 하늘은 밤하늘에서 빛공해가 가장 덜한 곳이므로 이 같은 추가 지표(기준을 나타내는 표지)를 통해 빛공해의 영향을 가늠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지요.

분석 결과 빛공해가 가장 심한 곳은 수평선 위 30도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빛공해로 인해 이 각도에서는 천문현상을 자세히 살펴보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이 각도의 하늘에서 빛공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곳은 28개 천문대 가운데 1곳에 불과해요. 대다수의 천문대가 빛공해의 영향을 받는 것. 연구진은 “빛공해로 인해 세계 곳곳의 주요 천문 관측소들은 천문 현상 관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빌딩숲이 빽빽한 도심에서는 각종 조명 때문에 별 등을 관측하기 어려워 인공조명이 없는 산 속에서 주로 천문 현상을 관측해요. 그런데 최근에는 빛공해가 더 심해지면서 산 속에서도 하늘을 관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천문 현상을 제대로 관측하지 못하면 인류의 우주 탐사 역시 원활히 이뤄질 수 없어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대 물리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파비오 팔치는 “천문 관측소 가운데 빛공해에 가장 노출되지 않은 곳이 남아프리카 국가 나미비아의 티볼리천문농장이라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어요. 그는 천문학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처럼 빛 오염 수준을 낮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빛공해는 우주 관측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인류와 생태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줍니다. 지난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빛공해를 발암물질(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볼 수 있다고 인정했어요.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잠을 자고 활동을 하며 생체리듬을 조절하는데, 깊은 밤에도 과도한 인공조명에 노출되면서 신체리듬에 혼란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빛공해는 인류뿐 아니라 생태계도 교란(어지럽고 혼란하게 함)시켜요. 야행성 동물의 경우 빛공해 때문에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사냥과 짝짓기 등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되거든요. 성장에 있어서 빛이 필수적인 식물들에게도 좋지 않아요. 최근 영국에선 빛 공해 연구소가 설립됐는데요. 연구소는 빛공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나설 계획입니다.

캄캄한 밤, 눈앞을 환하게 밝혀주는 조명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생태계와 지구를 생각하다면 지나친 인공조명은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한 뼘 더] 빛공해로 인한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다면?

잠을 자려는 데 환한 인공조명으로 인해 잠에 들지 못한 경험이 있나요? 빛공해로 인해 불편을 겪은 경험을 이야기해보고, 이를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자유롭게 써보아요. 가령 보행자가 지나갈 때만 불이 켜지는 인공조명을 거리에 설치하는 것처럼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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