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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명, 은행나무 열매를 잡아라!… 수거된 은행은 어디로?
  • 장진희 기자
  • 2022-10-05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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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된 은행은 어디로?

코끝을 찌르는 듯한 ‘이것’의 지독한 냄새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다. 바로 은행나무의 열매. 우리나라의 대표적 낙엽수(가을, 겨울에 잎이 떨어졌다가 봄에 새잎이 나는 나무)인 은행나무의 암나무는 가을이 되면 열매인 은행을 맺는다. 노랗게 익은 은행은 보통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땅에 떨어진다.

은행을 밟으면 방귀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는 최근 은행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수거하는 모습이다. 은행은 대체 왜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걸까? 수거된 은행은 어디로 보내질까. 은행과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전국적으로 지자체가 은행 수거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부산 부산진구청 관계자들이 은행을 수거 중인 모습. 부산=뉴시스




은행의 지독한 냄새는 생존 전략!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구분되는 종으로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린다. 은행에서 나는 냄새는 열매의 얇은 겉껍질을 벗기면 나오는 점액질에 들어 있는 빌로볼이라는 성분이 원인이다.


점액질을 걷어내면 딱딱한 껍질이 나오고 그 안의 노란색 열매에는 은행나무의 씨앗이 들어있다. 은행나무에 병을 옮기는 곤충 등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열매에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나무는 살아남기 위해 그토록 고약한 냄새를 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은행나무는 자동차의 매연을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등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도시의 가로수(길을 따라 줄지어 심은 나무)로 심기에 적합하다.


은행에서 나온 점액질을 맨손으로 만지면 피부에 염증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점액질과 딱딱한 껍질을 제거하고 남은 노란색 열매는 먹을 수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구토, 설사,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어린이는 하루에 2, 3알만 먹는 것이 좋다.



서울 서대문구가 진동수확기를 이용해 은행을 떨어뜨려 수거 중이다. 서대문구청 제공


은행은 어떻게 
수거할까?


매년 가을이 되면 전국적으로 은행이 으깨져 도로를 더럽히고 냄새가 난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서울시는 최근 25개 자치구에 ‘은행나무 열매 처리 방법 지침’을 내렸고 각 구마다 기동반을 꾸려서 은행을 수거 중이다. 서울시에 심어진 은행나무 약 10만6200그루 가운데 2만6900그루 가량이 암나무다.


굴착기(흙과 돌을 파는 기계)에 1분당 800번 나무를 진동시키는 수확기를 장착해 열매를 일부러 떨어뜨린 뒤에 수거하는 방식과 은행나무의 몸통에 깔때기 모양의 그물망을 설치해 자연적으로 떨어진 열매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경기 수원시의 은행나무에 열매를 수집할 수 있는 그물망이 설치된 모습. 수원=뉴시스



수거된 은행 중 덜 익은 것은 버려진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시는 수확한 은행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강북농수산물검사소로 보내 중금속(상대적으로 무거운 금속 원소)이 포함되어있지는 않은지 검사한 뒤 안전한 열매는 경로당(노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마련한 집)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증했다.



서울 광진구 서울숲에 있는 은행나무 숲에 단풍이 물든 가운데 관람객들이 기념 촬영 중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알고 보면 
멸종위기종인 은행나무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은행나무는 사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야생에서 은행나무가 스스로 번식해서 살아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제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현재 자연에는 은행나무의 씨앗을 멀리 퍼뜨리는 데 도움을 줄 동물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식물의 분류 체계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은행나무과에 속하는 유일한 종으로 사람으로 치면 친척이 전혀 없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멸종위기종인 은행나무를 진동수확기로 흔들어 열매를 떨어뜨려도 되는 걸까. 이 연구관은 “은행나무에 인위적 힘을 가하면 활력이 다소 약해질 수도 있다”면서도 “가로수로 쓰이는 은행나무는 종자(씨앗)를 얻기 위해 심어진 것이 아니라서 열매가 시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수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은행나무 외에 호두나무에서 호두를 수확할 때도 이 같은 방식이 쓰이고 있어 나무에 큰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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