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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종의 생물 장기 이식하는 ‘이종 장기 이식’… 사람 몸에 들어간 돼지 장기?
  • 권세희 기자
  • 2022-01-26 1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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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에는 돼지의 신장(소변을 만들어내는 비뇨 기관과 연관된 장기로 ‘콩팥’이라고도 함)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도 성공했다.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처럼 다른 종의 생물의 장기를 비롯해 조직 혹은 세포를 이식하는 것을 ‘이종 장기 이식’이라고 한다. 이종 장기 이식은 무엇인지, 어떻게 다른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것인지 어동이와 나척척 박사의 대화를 통해 알아보자.


유전자 조작된 돼지 장기가 사람에게?


메릴랜드 대학 의료 센터의 의료진이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는 모습. 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어동이: 돼지의 심장에 이어 신장까지! 박사님, 너무 놀라워요! 돼지 신장은 어떤 사람에게 이식됐나요?

나척척: 이번에 신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교통사고로 뇌사(뇌의 기능이 완전히 멈춘 상태) 판정을 받은 미국인 짐 파슨스야. 미국 앨라배마대 버밍엄(UAB) 의료진들은 그에게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신장을 이식했단다. 돼지의 유전자를 조작한 것은 면역거부 반응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기 위해서야.

어동이: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장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식받은 사람의 거부 반응을 줄일 수 있었던 거군요.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신장은 정상적으로 기능했나요?

나척척: 그렇단다. 수술한 뒤 23분 만에 돼지 신장을 통해 소변이 생성되기 시작했는데, 소변이 나왔다는 건 신장이 제 기능을 했다는 거야. 신장은 우리 몸에서 마치 정수기처럼 불필요한 노폐물을 제거하고 필요한 부분만 남기는 장기이거든.

환자에게 이식된 신장은 사흘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했단다. 바이러스는 물론 환자의 혈액에서 돼지 세포도 발견되지 않아 이종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우리나라에선?


이종 장기 이식과 관련한 그래픽 이미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캡처

어동이: 많은 동물 가운데 돼지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나척척: 전문가들에 따르면 돼지의 장기는 사람의 장기와 크기가 비슷하고, 해부학(생물체 내부의 구조와 기구를 연구하는 학문)적인 구조도 비슷해. 전 세계적으로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이식할 장기가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돼지의 장기가 사람의 장기와 비슷하다보니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주목받는 거지.

어동이: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이종 장기 이식이 가능한가요?

나척척: 우리나라는 2020년 8월 ‘첨단재생의료법’이 제정되면서 이종 장기 이식을 허용했어. 다만 생명윤리법에서는 인간의 배아(태아가 되기 전의 초기 단계)를 동물 자궁에 착상(수정란을 자궁벽에 접착하는 것)시키거나 동물의 배아를 인간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최근 국내의 이종 장기 개발 기업 제넨바이오는 바이러스가 없는 돼지에서 추출(전체 속에서 어떤 요소를 뽑아냄)한 췌도 세포(우리 몸에서 인슐린(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단백질)을 합성하는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이식 임상시험(의학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행하는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야.


“환자 안전, 면밀히 따져봐야” 지적도


유전자를 조작해 이식용으로 사육된 돼지의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어동이: 박사님,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척척: 좋은 지적이야. 영국 BBC에 따르면 일부에선 환자의 안전과 동물의 권리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이종 장기 이식은 장기 이식을 기다리며 고통 받는 전 세계 환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의학적 돌파구로 제시되지만 아직 안정성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은 만큼 환자의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거지. 사람 간의 장기 이식 수술도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종의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거야.

또 동물보호단체는 “사람의 치료를 위해 살아 있는 동물의 장기를 빼내는 일은 비윤리적인 일”이라면서 인간을 위해 동물의 유전자를 변형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이에 일부 연구진들은 동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꼭 필요한 경우에만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장기를 수술에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단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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