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들이 장난감(붉은 원 안)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돼지들에게 놀잇감을 제공하면 공격행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경상국립대와 함께 연구한 결과 돼지에게 장난감을 제공했을 때 다툼이 적어졌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돼지가 잡식성이라는 점과 코로 땅을 파는 습성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입에 물거나 코로 밀면서 놀 수 있는 장난감 2종을 개발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돼지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장난감이 없어 건초, 나무 조각 등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장난감을 사용해왔다.

연구진은 장난감 2종을 돼지에게 56일간 제공하고 장난감을 제공하지 않은 돼지와 공격행동 횟수, 스트레스 호르몬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장난감을 제공한 돼지는 공격행동이 73% 낮게 나타났고 스트레스 호르몬 함량도 42.8% 낮게 나타났다.

장난감을 제공받은 돼지의 체중도 다른 돼지보다 8.6% 가량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돼지는 서열(힘, 나이 등을 기준으로 정하는 우위)을 가리기 위해 서로의 귀나 꼬리를 물어뜯는 등 싸움을 벌이고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장난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며 상대적으로 덜 다투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김동훈 과장은 “동물福祉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그 일환으로 돼지의 福祉 개선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이번에 개발한 돼지 전용 장난감으로 동물福祉를 개선하고 돼지농장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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