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눈높이 사설] 교황 방북
  • 조윤진 기자
  • 2021-11-02 14:11:51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AP뉴시스​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쿠바인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모습. 미국 뉴스매거진 포린폴리시 홈페이지 캡처​


[1]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국가의 예산과 정책을 논의하는 기관) 의장은 반세기 넘게 적대시(적을 대하듯 바라봄)해 온 양국 간의 국교(나라끼리 맺는 외교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1년 반 넘게 진행된 두 나라의 비밀협상이 막판 벽에 부딪쳤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정상에게 편지를 보내 중재자(화해시키는 사람)로 나섰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돌파구(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이듬해엔 쿠바와 미국을 연달아 방문해 화해가 계속되기를 축원(이뤄지기를 바람)했다.​

[2] 교황은 예수의 열두 사도 중 한 명인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장(우두머리)이다. 성속(성스러운 것과 세속적인 것)의 권력을 아우르던 중세시대에 비하면 영향력은 크게 줄었지만, 초국가적(국가를 넘어섬) 권위에 바탕을 둔 교황의 ㉠스마트파워는 여전히 대단하다. 주요 사안마다 교황이 내놓은 한마디 한마디의 울림과 무게는 남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바티칸 교황청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예의를 차려 방문함)한 자리에서 북한에 방문해줄 것을 거듭 요청한 것도 ‘하느님의 외교관’으로서 교황이 이뤄낼 수 있는 기적 같은 외교에 기대 보려는 일일 것이다.​

[3]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기꺼이 가겠다”고 답했다. 3년 전 답변 그대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교황에게 북한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할 것을 제안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교황이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다음 달 교황청을 방문해 이런 뜻을 전했고, 교황은 그때도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북한은 바티칸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

[4] 북한도 한때 교황 방북(북한 방문)을 추진한 적이 있다. 동구권(과거 동유럽의 공산주의 국가들)이 우르르 무너지던 1991년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외무성(우리나라의 외교부)에 교황 초청을 위한 상무조(특정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든 임시조직)를 만들었다.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다급함에서였다. 북한은 과거 독실했던 한 할머니 천주교 신자를 어렵게 찾아내 바티칸에 데려가기도 했다. 교황청은 그 할머니의 눈빛만 보고도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품어온 진짜 신앙을 알아봤다. 하지만 정작 북한은 이 일을 계기로 종교가 자신들의 체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음을 절실히 알게 되었고, 상무조는 두 달 만에 슬그머니 해체됐다.​

[5] 교황 방북이 이뤄지려면 김정은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소탈(형식에 얽매이지 않음)하고 거침없는 프란치스코 교황인 만큼 절차와 형식을 따지지 않는 파격적인 방북을 추진할 수도 있다지만, 북한의 초청 없이 갈 수는 없다.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처럼 ㉡궁여지책으로 교황을 초청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그러나 과거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냉전기(미국 중심의 자본주의와 소련 중심의 공산주의가 대립한 시기)에 두 차례 폴란드를 방문했다가 폴란드에 자유노조가 만들어지고 공산정권이 붕괴되는 결과로 이어졌던 역사를 김정은이 모를 리 없다. 김정은이 그 공포감부터 이겨내야 가능한 일이다.​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동아일보 11월 1일 자 이철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