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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두테르테 ‘이상한 은퇴’
  • 김재성 기자
  • 2021-10-07 13: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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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필리핀 마닐라의 말라카낭 대통령궁에서 코로나19 긴급대응팀과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마닐라=AP뉴시스


[1] 필리핀의 민주주의는 가문(가족 등의 공동체) 간의 싸움이며 국민은 구경꾼일 뿐이라는 얘기가 있다. 아키노 로하스 마르코스 등 소수의 정치 가문이 선출직(여럿 가운데서 뽑은 직위나 직책) 자리를 꿰차고 정치와 경제를 주무른다는 뜻이다. 필리핀의 변방(가장자리 지역) 민다나오섬 출신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76)이 2016년 당선되자 필리핀의 후진적(발전 수준에 뒤지거나 뒤떨어지는 것) 족벌정치(한 가문이 국가의 권력을 모두 쥐고 임의로 행하는 정치)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두테르테 일가(한집에서 사는 가족)가 필리핀의 새로운 정치 가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2]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돌연(갑자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후 차기 대선에서 대권(국가의 원수가 국민을 통치하는 권한)에 재도전해 *대통령 단임제 규정을 우회(곧바로 가지 않고 돌아감)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여론이 나빠지자 부통령 도전을 포기한 것. 그 대신 후임 대통령으로는 장녀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43)이 거론(어떤 사항을 논제로 삼아 제기함)된다. 필리핀 정가(정치가들이 모여 정치 활동을 하는 곳)에선 두테르테가 딸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다시 그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 두테르테 부녀는 다바오 시장과 부시장 자리도 주거니 받거니 했었다. 아버지가 다바오 시장이던 2007년 딸은 부시장이었고, 2010년 아버지가 시장 3연임 제한 규정에 걸리자 딸이 시장, 아버지는 부시장 자리로 바꿔 앉았다.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서 딸은 시장 자리로 복귀하고 부시장 자리는 두테르테의 ㉡장남이 차지했다. 2019년 장남이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로는 차남이 부시장 자리에 앉았다.


[4] 사라는 변호사 출신에 터프한 정치 스타일이 아버지를 닮았다. 대형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경관(경찰 공무원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얼굴에 주먹을 날린 일화(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흥미 있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이혼한 아버지가 대통령이 된 뒤로는 영부인 역할을 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마약과의 전쟁에 미온적(태도가 미적지근한)이고, 미중 전쟁에서 방관자(어떤 일에 직접 나서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는 사람)론을 제안하며 아버지의 친중 노선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대선 후보 1위 주자인데 최근엔 지지율이 28%에서 20%로 급락했다.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12%로 바짝 추격 중이다.


[5] 두테르테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앞세워 당선됐지만 그의 장남과 사위, 그러니까 사라의 남편은 마약 밀반입(물건 등을 몰래 들여옴) 연루(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 혐의를 받았다. 서민 대통령을 표방하며 대기업과 날을 세우면서도 친한 기업은 챙긴다는 뒷말이 나왔다. 최근엔 정부와 가까운 기업에서 방역 물품을 고가에 구매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엘리트 가문정치 청산(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깨끗이 씻어 버림)을 공언(여럿 앞에 명백히 공개해 말함)하고도 이제는 딸까지 동원해 정권 연장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 한때 ‘피플 파워’로 아시아 민주화를 선도(앞장서서 이끎)했던 나라에서 벌어지는 족벌정치 소동은 민주주의를 시작하기보다 지켜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 보여준다.


동아일보 10월 5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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