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사나텍 시드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재배한 방울토마토. 사나텍 시드 홈페이지 캡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재배한 방울토마토. 뉴사이언티스트 홈페이지 캡처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일본에서 생산된 방울토마토가 판매를 시작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 적용된 식품이 판매되는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일본 스타트업(설립한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기업) 기업인 ‘사나텍 시드’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를 바꾼 방울토마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에 판매되는 방울토마토는 ‘시실리안 루즈 하이 가바(GABA)’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배송료와 세금을 포함해 2㎏에 6048엔(약 6만4500원), 3㎏에 7506엔(약 8만5100원)이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전 세계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작물이 개발되고 있으나 실제로 시판(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버섯, 옥수수 등이 개발됐지만 실제로 판매되지는 않았다는 것.

방울토마토에 적용된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유전자 본체)를 가위질하듯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을 뜻한다. 이 기술은 다양한 작물의 개발에도 쓰일 뿐만 아니라 유전병 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기술로도 연구되고 있다.

사나텍 시드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토마토에서 가바 분해 효소(생물의 세포에서 합성돼 생체 속에서 행해지는 모든 화학 반응의 촉매 작용을 일으키는 화합물)를 덜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교정했다. 가바는 뇌에서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작동하는 것을 막아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는 물질로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사나텍 시드 측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토마토에서는 가바 함유량이 5배 이상 증가했으며, 현재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사나텍 시드는 가바 생산량을 늘린 토마토 묘종을 전 세계 4200여 개의 원예가(채소 등을 심는 일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의 집)에 무상 제공하기도 했다.

[한 뼘 더] 꽃다발처럼 보이는 토마토도!

미국 뉴욕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는 2019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열매가 꽃다발처럼 열리는 토마토를 개발하기도 했어요. 이 기술을 이용한 토마토는 보통 토마토에 비해 빨리 자랄 뿐만 아니라, 열매 주위에 긴 줄기들이 사라져 멀리서 보면 꽃다발과 같은 모양을 가졌지요. 연구진은 도심이나 좁은 공간에서도 토마토를 키우기 위해 이런 모양의 토마토를 개발했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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