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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 공해’로 위협받는 생태계… 밝을수록 괴로워!
  • 권세희 기자
  • 2021-09-05 15: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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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에도 환히 불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 이 가로등 덕분에 우리는 밤에도 편히 거리를 거닐 수 있지만 생태계는 오히려 이 ‘빛’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인공조명이 무분별하게 많이 설치된 도심의 ‘빛 공해’ 탓에 각종 곤충들과 새 등이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조명으로 밤이 밝아질수록 생태계는 오히려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이 곤충의 애벌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나방 애벌레의 개체 수는 조명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조명이 없는 곳보다 있는 곳에서 애벌레의 수가 급감(급하게 줄어듦)했으며, 친환경 조명이라 불리는 LED 조명 아래 발견된 애벌레 개체 수도 주황빛 조명인 나트륨 조명에 비해 줄어든 것.

생태계를 교란(어지럽고 혼란하게 함)하는 ‘빛 공해’란 무엇인지, 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사례들과 빛 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알아보자.


1970년대에 비해 62%의 개체 수가 감소한 흰뾰족날개나방. BBC 캡처


LED 가로등이 켜진 한 거리.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반짝반짝 빛, 곤충들의 서식·번식에 방해

빛 공해는 인공조명이 너무 밝거나 지나치게 많아 밤에도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돼 생물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뜻한다. 빛 공해가 계속되면 식물을 비롯한 곤충, 동물 등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 사람들은 밤에 불을 끄고 잠을 잘 수 있지만 가로등 근방이나 밝은 건물 아래가 서식지인 동물들은 빛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는 것.

영국 생태·수문학센터와 뉴캐슬대 연구진은 LED 조명이 곤충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조명들이 곤충의 개체 수를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빛 공해로 곤충들은 서식지에서 포식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커져 위협을 받을 뿐만 아니라 먹이를 찾는 것과 번식에 있어서도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생물의 다양성을 줄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 환경 전문 매체인 ‘몽가베이’도 몸에서 빛을 내는 곤충인 반딧불이가 과도한 빛 공해로 인해 번식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딧불이는 자연적으로 빛을 내 짝짓기를 하는데 인공 불빛으로 인해 짝을 찾는 것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것. 환경전문가들은 빛 공해가 계속 된다면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수거한 새들의 사체. CNN 홈페이지 캡처


지난 4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고층 건물들이 조명을 끈 모습


필라델피아의 야경 모습


철새들도 건물에 쾅!

빛 공해로 고통 받는 생물은 곤충뿐만이 아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빛 공해의 피해를 입고 있다. 하늘을 날다 빛 공해로 딱딱한 건물 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미국 코넬대 조류학 연구실,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 등 국제 연구진은 지난 6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도심의 높은 건물과 불빛들은 철새들이 건물에 부딪쳐 사망하게 만든다고 발표했다. 계절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은 별의 위치를 기준으로 삼아 이동하는데, 도심의 건물들이 뿜는 환한 빛은 새들이 별빛을 쉽게 찾을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길을 잃은 새들은 건물에 부딪치거나 자동차 등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실제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는 캐나다에서 중남미로 이동하던 철새들이 건물에 충돌해 약 하루 동안 1000마리 이상이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빛 공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인공조명을 줄여 생태계를 지키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필라델피아에서는 철새들이 이동하는 자정에서 오전 6시까지 도시의 불을 끄거나 밝기를 낮추는 ‘필라델피아에서 불을 끄자(Lights Out Phily)’라는 캠페인이 열렸다.

우리나라도 빛 공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 2013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야간에 과도하게 사용되는 인공조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해 관리하거나, 심야 소등(불을 끔), 밝기 조절 등에 나서고 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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