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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 소리 나는 경매 낙찰가에 숨은 비밀… 이색적인 스토리 담기면 가격 ‘쑥’
  • 권세희 기자
  • 2021-09-01 18: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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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확 잡아끄는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물건, 넓은 땅을 주름잡았던 제국의 황제가 애용했던 장신구, 미술계 거장(일정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사람)이 작업한 지구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그림…. 보잘것없는 물건도 ‘억’ 소리 나게 만드는 힘은 그 물건에 깃든 ‘이야기’다. 구매자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어떤 이야기가 작품에 담겼는지에 따라 가격은 천정부지(천장을 알지 못한다는 뜻)로 솟기도 하는 것. 최근 경매에 나와 높은 가격에 낙찰된 이색적인 물건들에는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까.



애플에서 나온 ‘애플2’ 사용설명서.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친필 서명과 함께 메모를 남긴 사용설명서

“세상을 바꿔!” 잡스의 메모

전자제품을 사면 따라오는 사용설명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용설명서라도 특별한 이야기가 담기면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한다.

최근 경매에 나온 한 컴퓨터 사용설명서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미래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남겨 약 79만 달러(약 9억 원)라는 높은 가격에 팔렸다. 지난달 19일 낙찰된 이 사용설명서는 애플이 과거 출시한 컴퓨터 ‘애플2’의 설명서다. 196쪽 짜리 사용설명서의 목차 부분에는 “줄리안, 당신 세대는 컴퓨터와 함께 자라나는 첫 세대다. 세상을 바꿔! 스티브 잡스, 1980”라는 글귀가 담겼다. 무럭무럭 자라날 미래 세대를 향한 잡스의 응원이다.

사용설명서에 잡스가 메모를 남긴 시기는 1980년. 당시 잡스는 애플을 홍보하기 위해 영국을 찾았는데, 이곳에서 영국 유통담당자인 마이크 브루어를 만났다. 이때 마이크 브루어의 아들인 줄리안 브루어가 잡스에게 친필 서명과 함께 사용설명서에 짧은 메모를 받은 것이다.


약 140억 원에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곰의 머리’. 크리스티 경매사 홈페이지 캡처


액자에 담긴 다빈치의 작품 ‘곰의 머리’. BBC 홈페이지 캡처

평범한 그림? 비범한 도구로 그려졌지!

유명한 거장이 그린 그림은 대부분 비싼 가격에 팔리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이야기가 더해진다면 가치가 더욱 커진다.

르네상스(14∼16세기 서유럽 문화 운동) 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곰의 머리’. 언뜻 보면 단순한 스케치 같아 보이는 이 그림은 약 880만 파운드(약 140억 원)에 팔렸다. 가격이 ‘쑥’ 올라간 이유는 이 그림이 ‘은첨필’이라는 미술 용품을 사용해 그려졌기 때문. 은첨필은 당대에 사용된 스케치 도구로 뾰족한 금속 끝에 은이 붙어 있는 도구다. 그림을 그리면 얇은 은회색 선이 나타나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다빈치는 스승인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로부터 은첨필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배워 스케치를 했다. 그림 속 곰 털의 질감이 세심하게 표현된 것도 은첨필 덕분. 화려한 채색이 된 작품은 아니지만 당대에 활용됐던 도구로 그려져 시대적 가치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구매자들의 구매욕을 끌어당기며 높은 금액에 팔린 것이다.


2011년 진행된 경매에서 판매된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만든 바이올린. CNN 홈페이지 캡처

살충제 바른 바이올린?

비싼 가격에 팔린 물건. 알고 보니 남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지난 2011년 경매에 나와 당시에 무려 1590만 달러(186억 원)라는 금액에 낙찰된 유명한 바이올린에 ‘살충제’(벌레를 죽이는 약)가 발려 있었다는 것.

지난달 독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300년 전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비롯해 과르네리 델 제수 등 이탈리아의 악기 제작 장인들이 만든 바이올린에는 화학물질 처리가 되어 있었다. 악기 제작자들이 바이올린에 바른 붕사(연하고 가벼운 무색 물질), 석회수(수산화 칼슘을 물에 녹인 무색투명한 액체) 등을 사용한 약품이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소리를 유지하게 했다는 것. 특히 약품에 포함된 물질 중 하나인 붕사는 살충제로도 쓰이는 물질인데, 이것이 바이올린의 목재 외부를 건조하지 않도록 해 목재의 균열을 방지했다. 30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바이올린이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비결로 작용한 것. 바이올린의 부식과 해충을 막기 위해 바른 화학물질이 시간이 흘러 바이올린의 몸값을 쑥 높이는 비밀이 된 것이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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