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살던 서식지를 빼앗긴 동물은 먹이를 구하거나 새로운 서식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지난 3월 인도에서는 인간으로부터 서식지를 빼앗긴 것에 분노한 원숭이 떼가 도심에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원숭이 떼가 인도 텔랑가나 주의 한 아파트를 습격하면서 여대생 1명이 공격을 피하다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폐쇄회로(CC)TV 화면에 등장한 원숭이 떼는 여대생이 추락한 직후 재빨리 아파트에서 도망갔다. 전문가들은 원숭이 떼가 인간을 공격한 이유가 ‘서식지 파괴’ 때문으로 봤다. 인도의 경제발전으로 원숭이의 서식지에 아파트와 주택이 들어서면서 원숭이들이 살 곳을 잃어 난폭해졌다는 것.
인간의 욕심으로 집을 잃거나 심하면 멸종위기까지 놓이는 동물이 많아지면서 이들과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영국의 동물 단체인 ‘붉은 다람쥐 그룹’은 최근 영국 노섬벌랜드 주의 세그힐 숲 인근 도로에서 벌어지는 다람쥐 로드킬(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여 죽는 일)을 막기 위한 묘책(매우 교묘한 꾀)을 찾아냈다. 두 개의 밧줄을 도로를 가로지르도록 설치해 ‘다람쥐 육교’를 만들어낸 것. 당시 세그힐 숲에 서식하던 다람쥐들은 먹이인 헤이즐넛을 구하기 위해 도로 건너편 노섬벌랜드 자연국립공원을 오가는 과정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차를 피하지 못하고 하루 평균 10여 마리씩 사망했다. 그러나 동물단체가 육교를 설치하고 다람쥐들이 방법을 터득한 뒤로는 단 한 마리도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다람쥐가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한편 이들의 생명까지 지킨 셈이다.
지난 6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바코뿔소 서식지 보호정책을 펼친 끝에 중쿨론 국립공원에서 자바코뿔소 새끼 2마리가 탄생했다. 자바코뿔소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바로 직전 단계인 ‘위급종’으로 분류했을 정도로 개체 수가 적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인도, 중국에 걸쳐 살았지만 경제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감소돼 전 세계에 75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자바코뿔소에게 우중쿨론 국립공원은 마지막 남은 서식지다. 이곳은 본래 국립공원이 아니었지만, 인도네시아 산림환경부가 이곳에 살고 있는 자바코뿔소와 그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우중쿨론반도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것. 이후 국립공원에 총 90여 대의 CCTV를 설치하고 울타리를 두르는 등 서식지 보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는 “우중쿨론 국립공원에 대한 강력한 보호정책이 자바코뿔소의 자연 번식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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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rise0406 202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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