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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재집권, 아프간 여성의 인권은… 온몸 꽁꽁 싸매는 부르카, 왜?
  • 권세희 기자
  • 2021-08-24 17: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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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 세력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대통령궁을 장악한 모습. 카불=AP뉴시스

지난 22일 카불의 거리를 걷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인들. 맨 왼쪽에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전통 복장의 한 종류인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몸 전체를 가리는 옷)’의 가격이 10배 이상 급등(물가나 시세 등이 갑자기 오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96∼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집권(정권을 잡음)했던 탈레반은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을 강제한 바 있다. 20년 만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과거와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탈레반이 두려운 여성들은 다시 부르카를 입기 시작하며 부르카 가격이 오른 것.

여성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타크하르 주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약속과 달리 탈레반은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 부르카는 어떤 옷이기에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는 걸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지난 22일 부르카를 입은 채 카불의 한 거리를 걷고 있다


미국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가 히잡을 착용한 채 리포팅을 하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차도르, 히잡, 니캅, 부르카…

미국 CNN의 아프가니스탄 특파원인 여성 기자 클라리사 워드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쓰는 두건의 일종)을 두르고 방송을 진행했다. 탈레반은 워드가 히잡을 착용했음에도 방송 도중 난입해 “얼굴을 모두 가리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슬람 문화권 여성들은 히잡처럼 몸의 일부나 전체를 가리는 전통 옷을 입는다. 고대부터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이런 복장을 착용했는데, 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전통 의복의 종류는 크게 4가지. 그 중 탈레반이 강제하는 ‘부르카’는 눈을 포함해 가장 많은 신체 부위를 가리는 옷이다. 이 외에도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니캅’ △머리와 귀, 목과 어깨를 가리는 ‘히잡’ △얼굴은 내놓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차도르’가 있다.

탈레반이 여성들에게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은 이슬람 경전(종교 교리를 적은 책)인 ‘코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자의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란에는 여성들이 특정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코란에 등장한 특정 구절을 확대 해석해 여성에게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치마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여성들. 트위터 캡처

치마 입던 때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복장이 크게 제한받지 않은 적도 있었다. 서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1960∼1970년대에는 여성들이 자유롭게 옷을 입을 수 있어 다른 이슬람 문화권 국가와 비교해도 개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 1972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찍힌 사진 속 여성들은 신체를 가리는 옷 대신 치마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그러나 1996년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교육을 받거나,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남성과 동행하지 않을 시에는 외출을 할 수도 없었다.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점차 자유를 찾기 시작했다. 9·11테러(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 테러 사건) 이후 범행의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탈레반이 거부했고, 이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면서 탈레반은 정권을 잃었기 때문. 탈레반이 물러나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첫 여성 의원과 시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하면서 20년 만에 멈추게 됐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은 길거리를 지나는 여성과 아이들을 채찍으로 때리는 등 인권을 유린(남의 권리나 인격을 짓밟음)하는 행위를 일삼으면서 국제 사회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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