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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머지포인트’
  • 권세희 기자
  • 2021-08-17 15: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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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 내걸린 간판


[1] 휴대전화 앱에서 8만 원에 산 전자상품권으로 마트에서 10만 원어치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20% 할인을 내세운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 얘기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에서도 쓸 수 있다. 이용자들은 환호했다. 앱을 몇 번 두드리면 20%를 할인받는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월간 거래액은 최근 1년 새 10배로 불어났고, 사용자는 100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지난 11일 갑자기 상품권 판매가 중단됐고, 쓸 수 있는 제휴업체(서로 붙들어 도와주는 업체)도 10분의 1로 급감(급격히 감소함)했다.

[2] 지난 12일 오후부터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앞에 머지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피해자들은 ‘환불받은 내용을 제3자에게 공유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사인까지 하고도 원금(본래 금액을 전문적으로 이르는 말) 일부만 돌려받았다. 이튿날까지 순서를 기다리다 발길을 돌린 사람도 적지 않다. 선결제(먼저 결제함)로 머지포인트를 수백만 원어치 구매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발행한 포인트를 환산하면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먹튀’(거액의 돈을 벌어들이고 수익만을 챙겨서 떠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도 의심되는 상황이니 애가 탈 수밖에 없다.

[3] 머지포인트는 이용자가 늘수록 회사가 손해 보는 구조다. 사용자가 할인받는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사가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18만 원인 연간 이용권도 팔았다. 이런 퍼주기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폰지 사기(신규 고객 돈으로 기존 고객에게 수익을 주는 돌려 막기 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4] 금융당국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머지포인트는 미리 돈을 받고 전자상품권을 파는 구조이므로 일종의 전자금융업으로 봐야 한다. 이 회사는 금융당국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018년부터 서비스를 해왔다. 무허가 영업이 3년간 방치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머지플러스가 당국에 등록을 하지 않아서 모니터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뒤늦은 변명일 뿐이다.

[5]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업체들은 ‘계획된 적자(지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생기는 결손액)’라는 표현을 곧잘 쓴다. 일정 가입자를 모을 때까지 발생하는 적자는 미리 예상했고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쿠팡이 적자를 내면서도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고객 신뢰를 잃으면 ‘계획된 적자’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이 될 수 있다. 머지플러스는 조만간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그 첫걸음은 이용자의 환불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다. 치솟는 물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이 억울한 피해까지 당할 순 없다.

동아일보 8월 14일 자 이은우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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