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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아주고, 일으켜주고, 축하해주고...메달만큼 ‘반짝’ 빛나는 순간들
  • 조윤진 기자
  • 2021-08-05 1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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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만 보고 구슬땀을 흘리며 달려왔을 선수들. 2020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거두기 위해

경기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승부를 가리기 위해 상대와 치열하게 실력을 겨루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상대 선수를 배려하며 진정한

‘페어플레이’(fair play·정정당당한 승부)를 실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 메달이라는 결과만을 좇기보다 상대방과 정정당당히 겨루는 과정을 더욱

고귀하게 여기는 선수들의 모습은 때론 메달보다 더욱 반짝 빛나는 것.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스포츠 정신’이 드러난 장면들을 살펴보자.​


정정당당하게!


지난달 29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100kg급 준결승에서 승리한 조구함(오른쪽)이 조르지 폰세카의 손을 잡고 있다. 도쿄=AP뉴시스​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유도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낸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이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승부가 화제다. 지난달 29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준결승전에서 조구함은 포르투갈의 조르지 폰세카와 맞붙었다. 그런데 폰세카가 조구함과의 대결이 시작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고통스러운 얼굴로 왼손을 움켜쥐었다.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손에 쥐가 난 것. 폰세카는 손을 흔들기도 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조구함은 경기 시간이 계속 흐르는데도 불구하고 폰세카를 기다렸다.

부상당한 상대 선수를 향한 조구함의 배려는 빛났다. 폰세카의 왼손을 잡기보단 최대한 그의 옷깃을 잡아 공격한 것. 상대 선수의 약점을 알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룬 것이다. 조구함은 경기 종료 약 16초를 앞두고 업어치기로 절반(유도에서 획득하는 점수의 일종)을 얻어내 승리했다. 경기가 끝나자 두 선수는 뜨겁게 포옹했다. 조구함은 눈물을 터뜨렸고 폰세카는 조구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같이 달릴까?


지난 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800m 준결승에서 손을 잡고 있는 아이자이어 주잇(왼쪽)과 니젤 아모스


넘어진 아이자이어 주잇(왼쪽)과 니젤 아모스​

치열한 승부 속 감동적인 장면은 또 있었다. 지난 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800m 준결승 마지막 3조 레이스에서 함께 달린 아이자이어 주잇(미국)과 니젤 아모스(보츠와나)가 그 주인공. 3위로 달리던 주잇이 마지막 곡선 주로를 통과하다 발이 엉켜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는데, 주잇의 뒤를 따르던 아모스도 주잇의 발에 걸려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1초보다 짧은 시간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육상 경기에서 넘어진 두 선수는 이미 순위권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같이 달리던 다른 선수들이 모두 결승선에 가까워졌을 때쯤 주잇은 아모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모스는 주잇의 손을 붙잡고 일어났고, 둘은 어깨동무를 해 서로를 부축하며 남은 레이스를 마쳤다. 이들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결승선을 나란히 통과하는 주잇과 아모스를 격려했다. 앞선 레이스보다 빠르게 달리진 못했지만 두 선수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달리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


지난달 27일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서 에리카 키르푸(왼쪽)와 송세라가 겨루고 있다. 지바=AP뉴시스


지난달 27일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결승전 이후 경기에서 패한 이다빈(왼쪽)이 밀리차 만디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축하해주고 있다. 지바=뉴시스​

상대를 배려하는 장면은 펜싱에서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에스토니아와 우리나라의 결승전 경기. 경기 3라운드에서 우리나라의 송세라(28·부산시청)와 에스토니아의 에리카 키르푸가 맞붙었다. 치열한 접전(경기나 전투에서 서로 맞붙어 싸움) 중 키르푸가 다리를 삐끗했는데, 송세라는 공격을 이어가지 않고 멈췄다. 반대로 송세라가 균형을 잃었을 때는 키르푸가 송세라를 붙잡아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32대 36으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드러났다는 평이 나온다.

태권도의 이다빈(25·서울시청)은 여자 67㎏ 초과급 결승에서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7대10으로 졌지만 승자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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