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하의 대신 반바지를 착용한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여자 대표팀. 트위터 캡처

10㎝ 이하 길이로 하의를 규제하고 있는 비치 핸드볼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 규정. 국제핸드볼연맹 제공​

[오늘의 키워드] 비치 핸드볼

비치 핸드볼은 핸드볼에서 파생(어떤 근원으로부터 갈려 나와 생김)된 종목 중 하나로, 겨울 스포츠로 알려진 핸드볼의 편견을 깨고 모래 위에서 경기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골키퍼 1명을 포함해 4명의 선수가 한 팀으로 경기에 참여하며 전후반 10분씩 경기가 진행된다. 국제핸드볼협회는 비치 핸드볼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추진 중이다.​


유럽핸드볼연맹(EHF)이 유럽 비치 핸드볼 선수권대회에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에 나선 노르웨이의 여자 비치 핸드볼 팀에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EHF는 최근 “노르웨이 팀이 최근 스페인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국제핸드볼연맹(IHF) 비치핸드볼 경기 규칙에 정의된 선수 유니폼 규정에 맞지 않는 반바지를 입고 경기했다”며 “선수 1인당 150유로(약 20만 원), 총 1500유로(약 204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비치 핸드볼은 비치발리볼처럼 모래 위에서 열리는 핸드볼 경기로 선수들은 수영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EHF 규정상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은 시합 때 비키니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 상의는 양팔 전체가 드러나는 딱 붙는 스포츠 브라, 하의는 길이 10㎝를 넘지 않는 복장으로 제한돼 있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딱 맞는 탱크톱(소매가 없는 남녀 상의)에 무릎 위 10㎝까지 오는 너무 헐렁하지 않은 반바지만 착용하면 된다. 불평등하고 불편한 경기 복장 규정에 반발한 노르웨이의 여자 비치 핸드볼 팀이 남자 선수들처럼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하면서 징계 대상이 된 것. 노르웨이 국내 대회에서는 여성 선수들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어 있다.

AFP통신은 “대회 개막 전 노르웨이 핸드볼협회가 EHF에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뛸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규정상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노르웨이 대표팀 선수 마르티네 웰플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왜 반바지를 입고 뛸 수 없는지 모르겠다”며 “일부 선수들이 복장 규정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뛰기 싫어한다”고 했다.

노르웨이 핸드볼협회는 선수들에게 부과된 벌금을 협회 차원에서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EHF는 “벌금 부과에 앞서 회원국들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라고 했다.​


▶EHF가 비치 핸드볼 복장 규정을 근거로 반바지 차림으로 출전한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면서 이 대응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비치 스포츠의 불합리한 복장 규정은 이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는데요. 상대적으로 복장 규정이 느슨한 남자 선수들과 달리 여자 선수들의 복장은 노출이 심한 디자인으로 규정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죠. 불필요하게 짧은 여자 선수들의 복장이 선수들로 하여금 활동하기 불편하게 만들어 경기 집중도를 떨어트리는 등 활동에 부적합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이러한 복장 규정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비치 스포츠 경기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문화적으로 신체 노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슬람 국가 선수들은 비치발리볼 경기에서 노출이 덜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기도 해요. 올해 초 카타르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경기에서는 비키니 수영복 착용이 금지되기도 했죠. 이처럼 세계적으로 비치 스포츠의 불합리한 복장 규정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전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한 EHF의 판단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랍니다.​


[나는 토론왕] ​왜 여자 선수만 반바지를 금지하나요?​

EHF가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에게 반바지를 금지한 것은 성차별적인 규정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이 불합리한 복장 규정을 벗어나 편안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복장 규정 개정을 요구하는 글을 써보세요.​

※자신의 의견을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 ‘나는 토론왕’ 게시판에 댓글로 달아주세요. 논리적인 댓글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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