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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SOS 쿠바
  • 조윤진 기자
  • 2021-07-18 19: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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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랜 경제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에서 14일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마이애미=AP뉴시스​



14일 쿠바에서 벌어진 시위의 한 참가자가 ‘자유(liberty)’를 뜻하는 대문자 ‘L’을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는 모습​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 8부작 다큐 시리즈인 ‘쿠바 리브레(Cuba libre) 스토리’의 마지막 회는 ‘뗏목 이민’ 물결을 다룬다. 1994년 8월 5일, 젊은이들이 “쿠바를 떠나게 해 달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충돌했다. 든든한 뒷배(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살펴 주는 존재)였던 소련(최초의 사회주의 연방국가)이 무너지고 냉전(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경제·외교·정보를 수단으로 하는 국제적 대립으로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이 끝나자 쿠바 경제가 몇 년째 극도로 피폐(지치고 쇠약해짐)해진 탓이었다. 1959년 혁명 이후 첫 시위였다. 최고 권력자인 피델 카스트로의 대응이 의외였다.

[2] 시위 현장에 나타난 그는 “원하는 사람은 떠나도 좋다”고 했다. 가스가 꽉 찼으니 밸브를 잠깐 열어주자는 전략이었다. 카스트로는 중세 의사 같아서 그런 식으로 몸(권력)에서 ‘나쁜 피’를 빼낸다는 것. 고무 튜브와 드럼통을 얼기설기 엮은 엉성한 뗏목을 타고 145㎞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를 향하는 뗏목 행렬이 줄을 이었다. 뗏목 젓는 쿠바인을 ‘발세로’라고 불렀다고 한다. 물론 익사(물에 빠져 일어나는 죽음)한 이들도 많다.

[3] 2017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의 자동차 대결 장면에 아바나의 명소 말레콘 방파제(파도를 막기 위하여 항만에 쌓은 둑)가 나온다.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과의 국교(나라와 나라 사이에 맺는 외교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영화 촬영이 허용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때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가 복원됐고, 현 바이든 정부도 쿠바 출신 유권자(선거할 권리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며 제재(일정한 규칙이나 관습의 위반에 대하여 제한하거나 금지함)를 유지하고 있다.

[4] 쿠바는 낭만의 나라다. 특히 시가(담뱃잎을 썰지 아니하고 통째로 돌돌 말아서 만든 담배)를 빼놓을 수 없다. 윈스턴 처칠은 “나는 쿠바를 물고 있다”며 쿠바산 시가를 즐겼다고 한다. 쿠바는 속으론 결핍(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람)의 나라다. 수도 아바나는 올드카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1940, 50년대 제작된 미국산 뷰익 쉐보레 등이 돌아다닌다. 60, 70년 된 차가 멀쩡히 굴러다니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이면엔 수십 년 지속된 미국 경제 봉쇄(굳게 막아 버리거나 잠금)의 그늘이 깔려 있다.

[5] 반정부(기존의 체제, 주의, 정책, 기관 등을 부정하는 것) 시위에 놀란 쿠바 공산당은 전국의 인터넷을 끊었다. 올 4월 권력을 이어 받은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미국이 소셜미디어로 시위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스트로 형제 등 혁명세대가 모두 물러나고 혁명 이후 세대로 권력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62년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바와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도 내심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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