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뉴스쏙 시사쑥] 우크라이나, 여군 하이힐 행진 논란...시대 못 따라가는 여군 성차별
  • 조윤진 기자
  • 2021-07-05 14:24:19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우크라이나 여군들이 하이힐을 신고 소련 독립 30주년 열병식을 연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우크라이나 여군들이 신고 있는 하이힐​


[​오늘의 키워드] 소련 해체​​

소련의 정식 명칭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으로 인류 역사상 최초의 공산주의(국가 주도 하에 전체 재산을 공동으로 분배해 빈부의 차를 없애려는 사상)이자 사회주의(사회 전체의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상) 국가다. 1922년 유라시아(유럽과 아시아) 대륙 북부에 있는 15개 공화국이 러시아를 중심으로 모이면서 소련이 만들어졌고 1900년 세계적으로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공화국들이 하나둘 소련을 탈퇴하고 독립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1년 12월 26일 공식적으로 소련이 해체됐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8월 소련을 탈퇴했고 소련 해체와 동시에 공식적으로 독립했다.



우크라이나의 국방부가 다음달 24일 옛 소련으로부터의 독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정렬한 군대의 앞을 지나면서 검열하는 의식)을 준비하면서 여군들에 군화 대신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게 해 공분(대중이 다 같이 느끼는 분노)을 사고 있다. 여군들에게 하이힐을 신게 한 일부 군 관료들이 여전히 중세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통신사인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군들이 하이힐을 신고 행진 연습을 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의 여군들은 모두 굽이 높은 펌프스(지퍼나 끈 등의 여밈 부분이 없고 발등이 패인 여성용 신발) 스타일의 검은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국방부는 정보 사이트에 훈련 현장을 공개하면서 “오늘 처음으로 힐을 신고 훈련을 했는데, 군화를 신었을 때보다 약간 더 힘들지만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내용의 여성 사관생도후보생의 소감을 인용하기도 했다.

국방부가 여군의 행진 계획에 하이힐 착용을 담은 건 일부 의원의 권유 때문이었다. AFP통신은 “앞서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 몇 명이 신발 한 켤레(하이힐)를 들고 국회에 나타나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여군한테 하이힐을 착용시키라고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국방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여군 복장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국회에서는 여군의 하이힐 착용이 성차별주의이자 여성 혐오에 해당한다며 반발이 쏟아졌다. 우크라이나의 야당(대통령과 다른 정치이념을 가지고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는 정당)인 고로스당 소속 인나 스브손 의원은 “이보다 해로운 아이디어를 상상하기조차 어렵다”면서 “남성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여군 역시 생명을 무릅쓰고 있으며,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여성 의원인 올레나 콘드라티우크도 국방부가 여성을 모욕한 데 대해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시사평론가 비탈리 포트니코프는 개인 SNS에 “하이힐을 신은 군사 퍼레이드는 정말 망신스러운 이야기”라며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중세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비판이 끊이지 않자 안드리이 타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결국 사관후보생들과 만나 하이힐을 더 나은 인체공학적 신발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여군에게 하이힐 행진 연습을 하게 하면서 여군의 지위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서는 여군이 남자 군인 못지않게 치열하게 나라를 위해 싸워왔어요. 1993년 여성의 입대가 허용된 이후 2018년부터 포수, 저격수, 보병 지휘관 등의 전투병과 복무도 가능해지면서 1만3500명 이상의 여군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우크라니아 중앙정부를 무효화하고 소련 시절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다시 합치자는 목표로 일어난 세력)과의 전투에 참가했죠. 현재 우크라이나군에서는 3만1000명 이상의 여군이 복무 중이고 그중 4000명 이상이 장교(간부 직급의 군인)를 맡고 있는 등 여군의 위상이 대단하답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여군의 지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요. 미국은 2011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평화(Peace)와 안보(Security)를 위한 여군(Women)의 역할과 기여’라는 의미의 ‘WPS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어요. WPS 실행계획은 분쟁과 위기 영역에서 이뤄지는 군사 활동, 작전 등에 여군의 관점과 역할을 반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죠.

지난해 여군 창설 7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현역 여군이 1만2600명에 달하면서 ‘여군 1만명 시대’에 들어섰어요. 지난 2월에는 해군 장병과 군무원(군대에서 근무하는 일반직)의 인권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해군검찰단을 이끌 수장 자리에 여군 대령이 임명될 정도지요. 이처럼 세계적으로 여군의 입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여군에게 하이힐을 신게 한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시대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졌다며 비판받는 것이랍니다.


[한 뼘 더] 여군에게 하이힐 신게 하는 것은 성차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여군들에게 하이힐을 신게 한 것은 성차별이며 여군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군의 지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보낼 편지를 써보세요.​​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