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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진한 대접 받는 호주 희귀종 ‘태즈메이니아데빌’
  • 권세희 기자
  • 2021-07-01 17: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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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보다 중요한 동물?


태즈메이니아데빌의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가 다시 개체 수를 회복한 동물이 있다. 희귀전염병과 기후 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했었던 동물 ‘태즈메이니아데빌’이 그 주인공. 한 때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 섬에 서식했던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작은 곰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주머니고양이과의 포유류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노력으로 호주 시드니 북쪽 베링턴톱스 국립공원에서 지난 5월 자연 번식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2012년 호주 당국과 동물보호단체 등은 태즈메이니아데빌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약 20마리를 태즈메이니아 섬 동쪽의 작은 섬인 마리아 섬으로 옮겼는데,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섬에 거주하던 ‘요정 펭귄’을 마구 잡아먹어 골칫거리가 됐다. 많은 수의 펭귄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당국은 “요정 펭귄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태즈메이니아데빌의 번식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어떤 동물이기에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걸까. 이 동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염병 돌아 ‘멸종위기’


태즈메이니아데빌의 새 서식지 ‘마리아 섬’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이름에 들어간 ‘데빌(devilㆍ악마)’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상냥한 동물은 아니다. 만화 속 악당처럼 검은 빛깔의 털이 온몸을 뒤덮고 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반달가슴곰처럼 가슴에는 반달 모양의 흰 털이 있다. 짧고 두꺼운 꼬리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육식동물이다.

범상치 않은 모습을 지닌 이 동물은 왜 멸종위기에 처했을까. 호주 전역에 살고 있던 태즈메이니아데빌은 기후 변화와 더불어 야생개의 일종인 딩고가 호주로 유입(어떤 것이 들어옴)된 후 딩고에게 먹히며 개체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후 태즈메이니아데빌들 사이에서 얼굴에 종양(암)이 생기는 희귀성 전염병이 돌면서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이 전염병은 직접 무는 행위를 통해 전염되는 암으로, 같은 종끼리 입을 벌려 얼굴을 무는 행동을 자주 취하는 태즈메이니아의 특성으로 인해 빠르게 전파됐다.

호주 정부는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동물보호단체 등과 함께 ‘세이브 더 태즈메이니아데빌’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전염병 피해를 입지 않은 이들을 마리아 섬으로 옮겼다. 새 서식지를 찾은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이 곳에서 개체 수가 약 100마리까지 늘어났다.

인간의 개입이…


요정 펭귄의 모습. CNN 홈페이지 캡처

숲 속에 앉아 있는 태즈메이니아데빌

‘전멸(모조리 죽음)’의 위기에서 태즈메이니아데빌을 구해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태즈메이니아데빌들이 마리아 섬에 살고 있던 요정 펭귄들을 마구 잡아먹은 것.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은 최근 마리아 섬에 서식하는 요정펭귄 약 3000마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의 사냥감이 된 요정 펭귄의 개체 수가 10년 만에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 이를 두고 환경단체 버드라이프 태즈메이니아의 연구원인 에릭 윌러는 영국 BBC에 “많은 종류의 새들이 거주하는 마리아 섬에서 펭귄 3000여 마리를 잃은 것은 큰 문제”라면서 “인간들이 의도적으로 혹은 우연히 개입할 때마다 항상 같은 결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즈메이니아데빌을 다른 지역으로 또 다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펭귄 희생 감수하겠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태즈메이니아데빌.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호주 당국은 펭귄들이 희생하더라도 태즈메이니아데빌의 번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 당국은 “요정 펭귄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태즈메이니아데빌 구하기를 우선으로 하겠다”며 “마리아 섬은 태즈메이니아데빌 개체수를 복원하고 유지하는데 여전히 중요하며 생태계를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호주 당국이 이 동물의 번식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은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있는 동물이기 때문. 태즈메이니아데빌은 개체 수의 90% 가량이 사라졌다가 현지에서 다시 복원한 희귀종이다. 이에 반해 요정 펭귄은 마리아 섬에선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호주의 다른 지역에선 여전히 존재해 태즈메이니아데빌이 펭귄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나는 토론왕]  펭귄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요정 펭귄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태즈메이니아데빌을 보호해야 할까요? 멸종위기 동물의 번식을 위해 다른 동물의 수가 줄어드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써보세요.

※자신의 의견을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 ‘나는 토론왕’ 게시판에 댓글로 달아 주세요. 논리적인 댓글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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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7-04

      희귀전염병과 기후 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했었던 태즈메이니아데빌이 다시 개체 수를 회복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인위적인 복원과 개체 수 증가로 인해 부작용도 생기기 있다니 안타깝네요. 인간은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이 다시 회복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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