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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총기 규제가 쉽지 않은 이유는?...총으로 세운 나라?
  • 이채린 기자
  • 2021-04-14 11: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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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 규제가 쉽지 않은 이유는?...총으로 세운 나라?


12일(현지시간) 총기 사건이 일어난 미국 테네시 주의 한 고등학교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다. 녹스빌=AP뉴시스​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 볼더=AP뉴시스​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대의 모습.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총기 구입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NPR 홈페이지 캡처​



또 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경찰을 포함해 사상자 2명이 발생했다. 3일 전 텍사스 주에선 생후 8개월 된 아기가 3세인 형이 모르고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미국에선 지난달 애틀랜타 총기 난사(마구 쏨) 사건으로 6명이 숨진 뒤로 총기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다.

이는 총기를 허용하는 미국에서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반인들이 총기를 자유롭게 구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번번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개척자의 자존심

먼저 생각보다 많은 미국인들이 총기 보유를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적지 않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어렸을 때부터 총 쏘는 법을 가르치고 함께 총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렇게 총기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총으로 세워진 미국의 역사에서 시작된다. 미국은 1607년 영국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해오면서 생긴 나라다. 영국은 이곳을 식민지로 삼았는데 이들은 영국의 횡포가 심해지자 1775년 독립하기로 결심한다. 정부가 없는 탓에 총으로 무장한 시민들로 이뤄진 민병대가 영국군과 크고 작은 싸움을 벌인 끝에 1783년 독립을 이뤄냈다.

게다가 영토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원주민 혹은 늑대, 곰 등 맹수와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남북전쟁(1861∼1865년 흑인 노예제 찬반을 둘러싸고 미국 북부와 남부가 벌인 내전)을 겪으며 총은 분열된 남북을 하나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인식까지 확산됐다.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은 총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총기는 전국적으로 퍼졌다.

이런 경험으로 총기 소유를 당연하게 여겼고 그 관점은 미국 수정헌법에도 담겼다. 수정헌법 제2조는 “무장한 민병대는 자유로운 국가 수호의 핵심”이므로 “개인의 무장 소유 및 휴대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지금까지 이 조항은 미국 시민들이 총기를 보유할 권리를 보장해주고 있다. 즉 총기엔 ‘스스로 역사를 개척했다’는 미국인의 자존심이 담겨 있다.

나를 지켜줘

현재도 총기는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영토가 넓은 만큼 뉴욕 같은 대도시를 제외한 많은 도시의 인구 밀도가 매우 낮다. 맹수나 낯선 이의 위협을 받아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웃이나 경찰서가 멀리 떨어져 있다. 이때 총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

특히 미국의 연방 정부를 불신하는 ‘반연방주의자’들이 총기 규제를 적극 반대한다. 미국은 여러 개의 주가 합의해 연방 정부를 만든 특수한 나라다. 반연방주의자들은 각 주의 힘이 세기 때문에 언제든지 마음에 안 들면 무력으로 저항하고 탈퇴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를 늘 견제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미국 정부가 혼란에 빠졌을 때 “연방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서 상점 앞에 총기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총기협회(NRA)를 비롯한 총기 관련 단체들은 미국에서 정치인들에게 막대한 후원금을 내는 힘 센 집단이다. 많은 정치인들은 총기 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강력하게 총기 규제를 주장하지 못하고도 있다.

미국에선 한 해 약 4만 명이 총에 의해 숨지고 있다. 미국에는 전 세계 총기의 40%인 4억 정이 있으며 미국인 100명당 평균 총기 보유수는 무려 89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2위인 예맨(55정)과 격차도 크다. 더 이상 역사적, 정치적인 이유로 총기를 마냥 허용하기엔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는 이유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총기 폭력은 전염병”이라며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한 행정 조치 6개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대책을 더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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