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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장의 사진처럼...폼페이는 어떤 도시?
  • 이채린 기자
  • 2021-03-30 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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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처럼...폼페이는 어떤 도시?


폼페이 석고 캐스트들.BBC 홈페이지 캡처


최근 폼페이에서 발굴된 마차의 모습. AP뉴시스 자료사진​


​베티의 집. khanacademy 홈페이지 캡처


폼페이에서 발굴된 길거리 식당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79년 8월 24일. 현재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베수비오 산’에는 이른 아침부터 거대한 역삼각형 구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구름은 점점 커져갔고 오후 1시가 되자 펑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땅이 세게 흔들렸다. 산에서 엄청난 양의 뜨거운 용암, 화산재, 화산가스 등이 콸콸 터져 나왔다. 인근 도시였던 폼페이는 순식간에 화산재에 완전히 파묻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2000여 명이 숨졌다.

바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된 고대도시 폼페이의 ‘최후의 날’ 모습이다. 최근 이탈리아, 영국 연구팀은 암석을 분석해 “폼페이가 화쇄류(화산에서 분출된 가스와 용암 등의 혼합물이 빠르게 흐르는 것)로 초토화되는 데 불과 15분이 걸렸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폼페이에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2000년 전 로마시대 마차가 발굴돼 화제였다. 이처럼 전 세계 많은 학자들은 폼페이 연구에 매달린다. 폼페이는 어떤 지역이기에 지금도 뜨거운 연구 대상일까.​

1500년 만에 나타나

폼페이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연안에 위치한 지역이다. 기원전 89년부터 로마의 도시가 됐다.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였으며 로마 상류층들이 별장을 건설하던 휴양지로 유명했다.

사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기 전 폼페이 사람들 상당수는 지진, 구름 등을 통해 위험을 감지하고 피난을 떠났다. 폭발로 폼페이에서 숨진 사람 수가 전체 인구의 약 10%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랜 이동이 여의치 않던 임산부, 서민뿐 아니라 화산 폭발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려 했던 귀족 등이 이곳에 남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사라졌던 폼페이가 세상에 알려진 건 1500여 년 뒤였다. 1592년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배의 이동을 위해 육지에 파놓은 물길)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건물과 회화 작품들이 발견됐다. 본격적으로 발굴이 시작된 건 1748년으로 당시 이탈리아를 지배하던 프랑스에 의해서였고 1861년 이탈리아가 통일되면서 조직적으로 발굴 작업을 벌여 본격적인 수리 및 보존이 이루어지게 됐다.

주택부터 낙서까지

발굴을 시작하자 학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화산재를 걷어내자 주택, 신전, 광장, 목욕탕, 원형 극장 등이 당시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보존돼 있었다. 평균 높이 6m인 두꺼운 화산재에 뒤덮여 있어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유적은 ‘베티의 집’으로 호화로우며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집이다. 아름다운 벽화로 장식되어 있으며 분수가 딸린 큰 정원이 있었다. 당시 로마 부유층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엔 즉석에서 닭과 오리를 구워 판매했던 길거리 음식점도 발굴됐다.

벽에 그려진 낙서도 남아 있다. 당시 폼페이 지도자를 뽑는 선거철이라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낙서부터 누가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재미난 낙서 등이 발견됐다.​

그런데 19세기경 발굴을 하던 이탈리아 학자들은 의문을 품게 됐다. 식탁 위 그릇, 빵, 보석처럼 작은 것들까지 남아 있었지만 사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의문은 화산재 속에서 이상한 형태의 빈 공간들을 발견함으로써 풀렸다. 폭발 당시 숨진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화산재에 묻힌 채 오랜 세월에 걸쳐 굳어졌는데 사체가 그 속에서 부패하면서 빈 공간이 생겨났던 것.

최후의 순간
학자들은 이 빈 공간에 석고를 붓고 굳힌 뒤, 화산재를 걷어내 사람 모양의 ‘석고 캐스트’를 만들었다. 여기엔 옷, 표정, 몸짓 등 폭발 당시 급박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히 드러난다. 최후의 순간에 서로 꼭 안은 연인, 배 속의 아기를 보호하려고 엎드린 임산부, 다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 도구를 챙겨 나오다가 변을 당한 의사 등의 석고 캐스트가 만들어지면서 오늘날까지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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